“초고화질 콘텐츠 제대로 즐기자”… TV화면도 확 커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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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협업 이끈 초대형 TV

삼성 ‘마이크로 LED’ 스크린에 쏠린 관심 6일(현지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아리아 
호텔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 룩 2019’ 행사를 찾은 관람객들이 세계 최소형 75인치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을
 살펴보고 있다. 마이크로 LED는 화면 크기가 작아질수록 소자 크기와 간격이 작아져 미세공정이 필요하다. 75인치 제품에서는 
기존 146인치 ‘더 월’에 비해 4배 이상의 집적도가 구현됐다. 라스베이거스=뉴스1
삼성 ‘마이크로 LED’ 스크린에 쏠린 관심 6일(현지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아리아 호텔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 룩 2019’ 행사를 찾은 관람객들이 세계 최소형 75인치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을 살펴보고 있다. 마이크로 LED는 화면 크기가 작아질수록 소자 크기와 간격이 작아져 미세공정이 필요하다. 75인치 제품에서는 기존 146인치 ‘더 월’에 비해 4배 이상의 집적도가 구현됐다. 라스베이거스=뉴스1
오랜 앙숙 관계였던 삼성전자와 애플이 6일(미국 현지시간) 스마트TV 사업에서 손잡기로 한 건 새로 열린 초고화질·초대형 TV 시장 때문이다.

시선 사로잡는 LG 초대형 ‘올레드 폭포’ ‘CES 2019’ LG전자 전시관 입구에서 관람객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플렉시블 사이니지 260장을 이어 붙여 만든 초대형 ‘올레드 폭포’ 조형물을 감상하고 있다. 완벽한 
블랙 표현과 곡면 디자인 등 올레드만의 장점을 활용해 대자연의 웅장함을 담았다. LG전자는 올해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을 
슬로건으로 2044㎡(약 600평) 규모 전시관을 마련했다. LG전자 제공
시선 사로잡는 LG 초대형 ‘올레드 폭포’ ‘CES 2019’ LG전자 전시관 입구에서 관람객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플렉시블 사이니지 260장을 이어 붙여 만든 초대형 ‘올레드 폭포’ 조형물을 감상하고 있다. 완벽한 블랙 표현과 곡면 디자인 등 올레드만의 장점을 활용해 대자연의 웅장함을 담았다. LG전자는 올해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을 슬로건으로 2044㎡(약 600평) 규모 전시관을 마련했다. LG전자 제공
2010년 인터넷이 연결되는 TV가 처음 등장한 이후 넷플릭스나 HBO, 아마존 프라임, 훌루, 유튜브 등 대형 콘텐츠 제작·유통업체들은 4K급 고품질 콘텐츠 공급을 경쟁적으로 늘려 왔다. 기존 지상파나 케이블 채널 위주로 굴러가던 콘텐츠 시장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등장하면서 TV의 활용도가 급격히 높아진 게 계기다.

최근 뒤늦게 콘텐츠 시장에 뛰어든 애플도 올 초부터 애플TV와 iOS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히고 점유율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기준 애플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약 10억 달러를 썼다. 같은 기간 아마존은 50억 달러, 넷플릭스는 80억 달러를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AT&T도 지난해 6월 854억 달러에 타임워너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고 디즈니도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연내에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포화 상태에 접어든 글로벌 TV 가전업체로서도 초대형 TV를 새로운 돌파구로 키우려면 초고화질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 업체와의 협업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세계 최대 콘텐츠 사업자인 아마존과 손잡고 프리미엄 영상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제휴 1년 만에 두 업체가 제공하는 영상 콘텐츠는 1000여 개로 대폭 늘었다. 삼성은 이 밖에도 영화제작사인 워너브러더스와 유럽 최대 콘텐츠 사업자인 라쿠텐 등과도 협업 중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최강자이면서도 자체 콘텐츠는 부족한 삼성전자로서는 고품질 콘텐츠를 사전에 확보하는 효과가, 애플 입장에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TV 제조업체를 통해 자신들의 콘텐츠를 확산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고화질 콘텐츠를 대화면으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매년 시장에서 팔려 나가는 TV의 평균 크기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 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2010년 44.5인치였던 국내 가구의 평균 TV 사이즈가 2017년 54.0인치로 7년 만에 21.3% 커졌다.


특히 상대적으로 작은 평수에서 더 큰 TV를 선호하는 것이 눈에 띄는 변화다. 2010년 20평대 가구의 평균 TV 크기는 43.1인치였지만 2017년에는 평균 53.4인치로 10인치 이상 늘었다. 30평대 역시 같은 기간 45.3인치에서 56.0인치로 10.7인치 늘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8K TV의 경우 육안으로 픽셀을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이라 시청 거리가 짧아져도 눈에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라며 “자기 공간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성향도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TV의 대형화 추세는 미국에서도 두드러진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 자료에 따르면 북미 시장의 60인치 이상 대형 TV 점유율은 2014년 14.9%에서 2018년(3분기 기준) 22.7%로 늘었다. IHS에 따르면 초대형으로 분류되는 75인치 이상 TV 시장은 올해 246만 대를 돌파하고 2022년에는 506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지난해 85인치짜리 8K QLED TV를 출시한 삼성전자는 CES 2019에서 이보다 더 커진 98인치 8K QLED TV를 공개하며 초대형 라인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500여 명의 글로벌 미디어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를 적용한 75인치 스크린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마이크로 LED 기술은 마이크로미터(μm) 단위의 초소형 LED 반도체 칩 하나하나에 RGB(적·녹·청) 색상을 구현해낸다. 마이크로 LED는 화면 크기가 작아질수록 소자 크기와 간격도 작아지기 때문에 75인치 신제품은 지난해 CES에서 선보인 146인치 ‘더 월(The Wall)’ 대비 4배 이상의 집적도를 구현하는 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사장)은 “브라운관 TV부터 QLED에 이르기까지 삼성은 차세대 스크린의 형태를 고민해 왔다”며 “마이크로 LED는 화면 크기와 화면비, 해상도, 베젤 등 기존 디스플레이의 제약을 없앤 미래형 디스플레이”라고 소개했다.

라스베이거스=김지현 jhk85@donga.com / 허동준 기자
#삼성#tv#애플#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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