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지서 뒤치다꺼리 직원도 배려할것”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정일문 한투증권 사장 간담회
연봉 20억 차장 퇴사에 내부 달래기… 올해 목표 ‘영업익 1조 클럽’ 내세워

“꽃길을 걷는 사람뿐 아니라 음지에서 뒤치다꺼리를 하는 직원도 배려하겠다. 특정 개인이 튀는 것보다는 조직 전체가 강하게 거듭나는 게 중요하다.”

정일문 신임 한국투자증권 사장(55·사진)은 7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최근 한투증권의 핵심 인력 이탈에 대한 질문에 “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새로 들어오는 사람도 있다”며 “성과가 나는 과정에서 수치화할 수 없는 부분의 중요성도 있다”고 말했다. 20억 원이 넘는 연봉으로 화제가 된 김연추 전 한투증권 투자공학부 차장과 김성락 전 투자금융본부장은 지난해 말 사표를 내고 회사를 떠나 경쟁사인 미래에셋대우에 둥지를 틀었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소수 직원만 고연봉을 받는 과정에서 다수 직원이 느끼고 있는 박탈감을 달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1988년 한투증권의 전신인 한신증권에 공채 사원으로 입사했다. 정 사장은 30년의 경력 중 27년을 기업공개(IPO), 자금조달 주선 등에 몸담은 투자은행(IB) 전문가다. 2004년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의 한국과 미국 동시 상장, 2010년 삼성생명 IPO 등이 정 사장의 손을 거쳤다.

정 사장은 “국내 증권사들이 단 한 번도 밟지 못한 영업이익 1조 원 클럽에 가입하겠다”고 올해 경영 목표를 내걸었다. 증권업계 1위를 다투고 있는 미래에셋대우를 겨냥한 것이다. 한투증권은 2017년 6859억 원,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5392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미래에셋대우의 영업이익은 2017년 6277억 원, 2018년 1∼3분기 5264억 원으로 거의 비슷하다.

정 사장 앞에는 당장 금융감독원의 징계 문제가 놓여 있다. 금감원은 한투증권이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개인에게 대출해줄 수 없도록 한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며 기관경고, 임원 5명 제재 및 일부 영업정지를 예고했다. 금감원은 10일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 사장은 “최악의 상황(영업정지)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현장에서 임직원들과 함께하며 난관을 극복할 답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정 사장은 “입사 후 자동차와 비행기로 총 300만 km를 누볐다. 사장 재임 기간에 100만 km를 더 채워 지구 100바퀴인 400만 km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정일문#간담회#한국투자증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