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속 출동했다 다리 잃은 소방관 이야기, 도덕 교과서에 실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7일 1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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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속에서 인명 구조에 나섰다가 한쪽 다리를 잃은 소방관 이야기가 교과서에 실린다.

부산소방안전본부는 전영환 해운대소방서 소방경(58·사진)의 사연이 2019학년도 초등학교 5학년 도덕 교과서에 소개된다고 7일 밝혔다.

전 소방경은 태풍 매미가 전국을 강타한 2003년 9월 부산 수영구 한 주유소에 화재가 났다는 신고를 받고 긴급 출동하다 사고를 당했다. 당시 부산 남부소방서 소속이던 그가 몰고 가던 펌프차 위로 근처 아파트 신축 공사장 옥상에 있던 타워크레인의 2t 짜리 균형추가 떨어진 것. 차량이 크게 부서지며 목숨은 건졌지만 그는 16차례나 수술을 받은 끝에 오른쪽 다리를 무릎 위까지 절단해야 했다.

전 소방경은 의족을 한 자신의 모습에 깊은 상실감을 느꼈다. 전 소방경은 “무엇보다 화재 구조현장에 영원히 갈 수 없다는 현실이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고는 실행에 옮길까 망설이던 순간 ‘이러면 안 된다’는 자각이 들었다고 한다.

전 소방경은 재활 치료에 전념했다. 2005년 복귀한 그는 부산소방안전본부 상황실에서 일하다 지난해부터 해운대소방서 구조구급과 홍보교육담당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10년 전 봉사단체에 가입해 취약가정 주택 도배, 보일러 설치, 무료급식 등에 참여해왔다. 전 소방경은 “다른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 결국 나를 살린 원동력이 됐다”며 “앞으로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관으로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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