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학상에 윤이형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 선정

대상작에
윤이형 “정답은 아니지만 같이 고민해봤으면”

제43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자 윤이형 작가© News1

올해 이상문학상 대상은 윤이형 작가(43)의 중편소설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에게로 돌아갔다.

이상문학상을 주관하는 문학사상사는 7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제43회 이상문학상 수상자와 수상작을 발표했다.

심사를 맡은 권영민 문학사상 주간(UC 버클리 교수)은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는 부조리한 현실적 삶과 그 고통을 견뎌내는 방식을 중편소설이라는 서사적 틀에 어울리게 무게와 균형 갖춘 이야기로 형상화했다”고 선정이유를 설명했다.

또 권 주간은 “이혼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지만 미움, 증오, 비방 같은 것을 전혀 담고 있지 않고 타자로서의 상대를 이해하고 보듬어주고 삶의 고통을 이해해주는 관용과 따스함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우리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이 서로 대립의 상징인 것처럼 부각되고 있는 측면이 있고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 소설은 상대방을 자기 삶의 과정 속에서 너그럽게 이해하고 그 삶이 새로운 영역에서 아름답게 꽃필 수 있도록 지지해 주는 관용과 이해의 시선을 갖고 있다. 이 시선이 우리사회에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윤 작가는 “작년에 기르던 고양이가 죽은 뒤로 글을 잘 쓰지 못할 정도로 굉장히 슬펐다. 가족과 같은 존재의 죽음 앞에서 많은 것들이 무의미하고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슬픔에 매몰돼 있기보다는 그것을 계기로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사람들을 소설에 담음으로서 저 자신에게도 위로가 됐으면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결혼이라는 것, 제도라는 것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억압하고 있는지는 한국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저도 고민하다가 제 나름의 답을 써본 것”이라며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과 같이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 작가는 2005년 단편소설 ‘검은 불가사리’로 중앙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소설집 ‘셋을 위한 왈츠’, ‘큰 늑대 파랑’, ‘러브 레플리카’, 중편소설 ‘개인적 기억’, 청소년소설 ‘졸업’, 로맨스소설 ‘설랑’ 등을 펴냈으며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을 받았다.

대상과 함께 우수상에는 김희선의 ‘해변의 묘지’, 장강명의 ‘현수동 빵집 삼국지’, 장은진의 ‘울어본다’, 정용준의 ‘사라지는 것들’, 최은영 ‘일 년’이 선정됐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이달 21일 발간되며 시상식은 오는 11월에 열릴 예정이다. 대상 상금은 3500만원, 우수상 상금은 각 300만원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