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국정원 직원 발견 장소 ‘집에서 불과 5㎞’…현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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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7일 15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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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본인이 익숙한 장소 선택 가능성 높아”
경찰, 국과수 부검 통해 사인 확인 계획

6일 오후 1시30분께 용인시 수지구의 한 공터에서 현직 국가정보원 직원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A씨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 © News1
6일 오후 1시30분께 용인시 수지구의 한 공터에서 현직 국가정보원 직원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A씨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 © News1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된 현직 국가정보원 직원 A씨(43)의 사망원인을 두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A씨는 지난 6일 오후 1시25분께 용인시 수지구 보정동의 한 공터에 주차된 차량 운전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가족이 집에서 그가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를 발견하고 경찰에 실종신고를 한 지 9시간 만이다. A씨는 사망 직전까지 서울 내곡동 국정원 본원에 소속돼 근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7일 낮 1시께 A씨가 발견된 장소를 취재진이 찾았다. 경찰은 발견 지점이 A씨의 집에서 5㎞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이라고 전했다.

주변은 방치된 비닐하우스와 언제 사람 손이 닿았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리되지 않은 밭이 전부였다. 포장된 도로는 울퉁불퉁 했고, 이곳을 지나는 차량은 10분에 1대꼴로 적었다. 두 갈래 길로 나눠져 있는 이곳 소로(小路)는 한 눈에도 아는 사람만 다니는 길이었다. 그 옆으로는 아파트 뒷편 작은 동산과 연결된다.

A씨의 차량이 발견된 곳에서 바로 옆 아파트까지는 직선으로 50여 미터도 채 되지 않는 거리다. 하지만 이곳은 철조망을 사이로 ‘아파트 단지’와 ‘외딴 곳’으로 너무나 명확하게 분류됐다.

시신 발견 지점에서 30여 미터 가량 이동하면 길 옆으로 업체 상호를 내건 1층 규모의 사무실이 2~3개 있었지만 한낮인데도 드나드는 사람이 없어 휑해 보였다.

다행히 A씨가 발견된 지점 주변에는 많은 CCTV가 설치돼 있었다. A씨가 어떤 경로로 이곳에 도착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고 추측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집에서 곧바로 왔는지, 아니면 다른 곳을 경유했는지 여부를 예측해 볼 수 있다.

경찰은 현재 A씨의 사인과 관련해 자살과 타살 가능성 모두를 열어놓고 다각도로 수사중이다.

다만 차 안에서 피운 번개탄이 발견된 점, 그리고 A씨의 유서가 집에서 발견된 점을 미뤄 자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자살의 경우라면 본인이 익숙한 장소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차에서 시신이 발견된 점을 미뤄 봤을 때도 차를 타고 가면서 장소에 대한 고민을 하다 비교적 익숙한 해당 지점을 선택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주변 CCTV 영상을 분석중이다. A씨 발견 직후 시신과 차량 등에서 채취한 지문 감식 등을 진행중이며, 통화 기록도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해 A씨의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방침이다. 동시에 가족과 직장동료 등을 대상으로 최근 A씨의 심리상태 등을 역추적하고 있다.

A씨의 집에서 발견된 그가 남긴 A4용지 3장 분량의 자필 유서에는 “A씨가 가족에게 전하는 미안한 심경 등이 담겨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다만, 사망 징후를 추정할 수 있는 얘기는 적혀 있지 않다고 했다.

A씨의 빈소는 수원시 소재 한 대학병원에 마련됐다.

(용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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