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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젖가슴처럼 단단하고 탱탱한 과육”…강동수 세월호 소재 소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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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젖가슴처럼 단단하고 탱탱한 과육”…강동수 세월호 소재 소설 논란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9-01-07 14:34수정 2019-01-0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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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강동수의 소설집 ‘언더 더 씨’.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소설가 강동수(58)가 세월호 참사로 희생당한 여학생을 두고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강 씨의 소설 ‘언더 더 씨’에 부적절한 표현이 사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소설 ‘언더 더 씨’는 지난해 9월 발간된 강 씨의 소설집 표제작이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당한 여학생을 화자로 한다.

해당 소설 도입부에서 강 씨는 “지금쯤 땅 위에선 자두가 한창일 텐데, 엄마와 함께 갔던 대형마트 과일 코너의 커다란 소쿠리에 수북이 담겨있던 검붉은 자두를 떠올리자 갑자기 입속에서 침이 괸다. 신 과일을 유난히 좋아하는 내 성화에 엄마는 눈을 흘기면서도 박스째로 자동차 트렁크에 실어오곤 했는데…. 내 젖가슴처럼 단단하고 탱탱한 과육에 앞니를 박아 넣으면 입속으로 흘러들던 새콤하고 달콤한 즙액”이라고 썼다.


이중 “내 젖가슴처럼 단단하고 탱탱한 과육…”이라는 표현이 문제가 됐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들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완벽히 남성주의 시점에서 나온 표현이다”라고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대체 어떤 여고생이 과일을 보고 본인의 젖가슴을 떠올리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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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강 씨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언더 더 씨’는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일종의 문학적 진혼굿의 개념으로 쓴 소설”이라며 “희생당했으나 시신이 건져지지 못한 여학생의 관점에서 ‘사자의 고백’이라는 형식으로 우리 사회의 무책임, 비겁 야만을 고발한 소설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무언가를 먹은 기억은 살아있음을 환기시키는 가장 중요하고 일반적인 장치”라며 “무구하고 생기발랄한 젊디젊은 여학생의 생을 상징하는 문학적 장치로서 단단하고 탱탱한 자두의 이미지를 차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젖가슴이란 단어를 썼다고 야단들인데, 여성의 해당 신체 부위를 그 단어 말고 무엇으로 표현하나”라고 반문했다.

호밀밭출판사 역시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강동수 소설가는 오랜 시간동안 누구보다 섬세하게 개별 인간들이 가진 고유성과 권리에 천착해온 작가”라며 “문제가 되고 있는 ‘젖가슴’ 부분은 뒤에 나오는 ‘바닷물에 흐늘흐늘하게 삭아가는 뼈’와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말해 ‘매일 성장하는 강렬하고도 어린 생명’과 ‘모든 것이 찢겨 나간 푸른 죽음’이 연결되어 있는 것”이라며 “젊음의 생기로 가득했던 한 생명이 한 조각 뼈로 변해버린 현실에 대한 메타포 중 일부인 셈이고 이는 소설 속에서 반복되어 변주된다”고 설명했다.

강 씨와 호밀밭출판사가 해명을 내놓았지만, 일부 누리꾼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 이들은 “잘못이 뭔지 모르는 것 같다”, “저 표현을 쓸 수밖에 없었다는 식의 해명이 이해되지 않는다”, “이를 문학적 표현이라고 생각하다니 할말이 없다”라고 말했다. “문제 될 일 아니다”는 반응도 있지만 많지 않다.

현재 강 씨와 호밀밭출판사는 해명 글을 삭제한 상태다. 호밀밭출판사는 7일 “올려주신 댓글을 모두 읽진 못했지만 거의 읽어보았다. 하루 종일 여러 경로로 많은 이야기도 들었다. 더 듣고, 더 살펴보려 한다”며 “이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우선 올린 글을 내리는 것을 양해해주시면 고맙겠다. 조만간 다시 글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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