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반찬 도시락 봉사 해온 의왕의 아주머니들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5일 1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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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의왕시 부곡지역 은혜장로교회 재가복지위원회 소속 김향미(45) 위원장을 비롯해 회원 10명에게 봉사는 당연히 해야 하는 삶의 일부다.

이들은 20여 년 전부터 매주 수요일 정오가 되면 복지혜택 사각지대의 주민 30여명에게 3~4끼를 먹을 수 있는 량의 반찬 도시락을 전하고 안부를 묻는 등 말벗이 된다.

김 위원장은 “바쁜 일과속에 시간을 쪼개 3가지 이상의 많은 량의 반찬을 오전에 모두 만들려면 새벽부터 부지런도 떨어야 하고, 손도 많이 가지만, 드시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들이 이 일에 동참하게 된 동기는 단순하다. 외환위기 여파가 휘몰아치던 20년 전, 다니고 있는 교회와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하던 중 마음은 있어도 급식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에 놀랐다.

특히 혼자 살면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은 무료급식 참여도 어렵고, 재료가 있어도 반찬을 못 만들어 밥 대신 빵이나 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이들은 곧바로 1주일에 한번만이라도 돕기로 하고, 재가복지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의기투합에 나섰다.

처음 반찬 봉사를 시작한 1997년 홀몸노인 등에게 전달한 반찬 도시락은 한번에 40~50여개. 하지만 최근에는 정부의 복지수혜가 늘면서 30여개로 줄었다.

차량도 변변치 않고 인력도 모자란 상태에서 3~4끼를 먹을 수 있는 반찬 도시락을 만들어 40여 가구에 일일이 배달하기란 쉽지 않았다.

몇 번이나 그만두고자 마음도 먹었지만 수요일 이면 대문 밖으로 나와 반찬을 기다리고 있는 이웃을 생각하면 그만 둘 수가 없었다. 반찬이 끊기면 어르신들은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에 20년이 훌쩍 흘렀다.

또 회원 10명 중 몇 명은 교회 재가복지위원회가 매주 화요일 실시하는 무료급식 활동과 김장김치 나누기에도 참여해 봉사활동을 벌이는 등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다.

도시락을 만드는 음식재료비는 교회 재가복지위회의 지원을 받지만, 반찬 만들기에서 배달까지 모두는 자원봉사로 이뤄진다. “반찬 없어 밥 못 먹겠다”는 재촉에 택시를 타고 급히 배달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들은 봉사를 멈출 생각은 없다.

김 위원장은 “할 수 있는 일은 봉사밖에 없으니 이제 싫어도 이 일을 계속 할 수밖에 없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봉사를 하니 잔병치레도 없고 건강해지는 것 같다”는 그는 특히 “남을 돕는 것이 행복하다”며 “누굴 위한 일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왕=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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