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정책 전환 주저하지 않을 것”…긴축 속도조절 시사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5일 02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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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시장 상황에 따라 대차대조표 축소와 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 계획을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BC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애틀랜타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AEA)와 전미 사회과학연합회(ASSA) 연례회의에 참석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우리의 발표가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시장 혼란의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다른 결론에 도달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정책을) 바꾸겠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차대조표 정상화 또는 다른 정상화 방향의 일부가 문제라는 견해에 이를 경우 우리는 변화하기를 주저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항상 그렇듯, 사전에 설정된 정책 경로는 없다”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억제되고 있는 것을 봐왔고,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지켜보며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증시 불안에 대해서는 “내 생각에 시장은 (경기) 하강 위험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데이터보다 앞서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그것을 주의 깊게 듣고 있다. 시장이 보내는 메시지에 민감하게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항상 변화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며 필요하다면 연준이 “상당히 크게(significantly)” 움직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12월 미국의 경제지표가 강세를 보인 점을 언급하면서 발언을 시작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리스크와 미국의 제조업 지표 부진 등 위험 요인이 있음을 인정했다.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보다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으로 이동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시 연준은 올해 금리 인상전망을 3회에서 2회로 하향조정하는 등 다소 완화적인 메시지를 시장에 보냈다. 하지만 당시 파월 의장은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 조정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때문에 시장은 연준의 ‘비둘기 메시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고 12월 미 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세븐스 리포트의 창립자 톰 에세이는 “나는 파월 의장이 시장이 바라는대로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발언은 그들(연준)이 좀 더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질의 응답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을 강하게 비판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질문에도 답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이 예정돼 있지는 않지만 과거에도 대통령과 연준 의장들은 직접 만난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할 경우 사임하겠냐는 질문에는 “아니다(no)”라고 답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연준이 금리를 인상했을 때 파월 의장의 해임을 고려했다고 한다. 하지만 참모들은 대통령이 연준 의장을 해임할 수 있는지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이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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