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성길 ‘귀국 전 이탈리아 여행하고 싶다’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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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4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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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치 전 伊의원 “작년 10월29일 오찬 뒤 연락 두절”
WP “왓츠앱 메신저엔 작년 11월15일 마지막 접속”

‘제3국 망명설’이 제기된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잠적하기 전 지인에게 “가족과 함께 이탈리아를 여행해보고 싶다”는 얘기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토니아 라치 전 이탈리아 상원의원은 3일(현지시간) 보도된 워싱턴포스트(WP)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작년 10월29일 조 대사대리를 마지막으로 만나 점심식사를 함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라치 전 의원은 의원 재임 시절 이탈리아·조선(북한) 친선의회그룹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조 대사대리와 친분을 쌓아왔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조 대사대리는 당시 오찬에서 “임기가 끝나 이제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그 전에 가족과 함께 처음으로 이탈리아 여행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라치 전 의원은 “조 대사대리가 ‘이탈리아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다’면서 행선지로 북부 지방 얘기를 했다. 아마 밀라노나 베네치아였던 것 같다”면서 “그래서 난 ‘떠나기 전에 술이나 한잔 하자. 언젠가 평양에서 다시 볼 수 있겠지’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라치 전 의원이 한 달 뒤쯤 조 대사대리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을 때 그는 받지 않았고, 이후 회신도 없었다고 한다.

국가정보원 등에 따르면 조 대사대리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작년 11월 초 부인과 함께 잠적했으며 아직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일각에선 그가 이탈리아 당국의 협조를 얻어 제3국으로 망명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엔초 모아베로 밀라네시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조 대사대리가 이탈리아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한 적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현지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취재원을 명시하지 않은 채 “정보당국 등 다른 기관이 조 대사대리의 본국 송환을 막는 데 도움을 줬을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조 대사대리는 지난 2015년 5월 부인과 함께 이탈리아 로마에 부임했으며, 이탈리아 정부가 2017년 10월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을 이유로 문정남 주이탈리아 대사를 추방한 뒤부터 대사대리로 근무해왔다. 작년 9월엔 베네토주의 가구 제조공장 등을 시찰하기도 했다.

북한은 아직 조 대사대리의 잠적 및 망명설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

이탈리아 외무부에 따르면 북한 측은 작년 11월20일 ‘대사대리가 조성길에서 김천(Kim Chon)으로 교체됐다’고 알려왔다고 한다.

WP는 조 대사대리가 스마트폰 메신저 ‘왓츠앱’에 마지막으로 접속한 날짜가 작년 11월15일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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