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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北美회담 낙관적으로 보이지만 현실은…트럼프와 김정은의 ‘평행선’ [하태원의 외교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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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北美회담 낙관적으로 보이지만 현실은…트럼프와 김정은의 ‘평행선’ [하태원의 외교살롱]

하태원 기자 입력 2019-01-04 14:24수정 2019-01-0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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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도 한반도를 둘러싼 가장 중요한 외교안보 화두는 북한의 비핵화입니다. 극적인 반전의 해였던 2018년에 만들어 낸 전반적인 기조가 큰 변화 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핵이나 미사일 도발이 재개될 가능성 보다는 지루한 협상과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조심스런 낙관의 근거는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와 그에 대한 트럼프의 화답입니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언제 열리느냐에 달려 있을 것 같습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 간에 구축된 고위급 협상라인이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이고, 실무채널인 비건-최선희 라인은 아예 가동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다시 한번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트럼프도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두 정상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해 6월 1차 정상회담 때에 비해 급속히 떨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 여전한 친서외교


극과 극일 것 같은 두 사람의 ‘케미’가 괜찮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 중심에는 두 사람 간에 오간 친서가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보내서 공개된 것만 6통이구요, 트럼프 대통령은 3통의 편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물론 지난해 6월 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던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서한은 제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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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친서를 보내올 때 마다 트럼프는 과하다 싶은 정도로 격한 반응을 보이곤 했습니다. 김영철 부위원장이 화제가 됐던 대봉투에 친서를 가져왔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내용이 궁금하죠. (내용 알려줄 테니) 얼마를 낼 용의가 있습니까”라고 여러 차례 되묻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9월 친서를 받고는 “아름다운 예술작품”이라고 ‘오버’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듣기 좋은 말로 치장됐을 친서는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이나 꽉 막힌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는 그다지 효력을 발휘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 핵심요구에는 ‘딴청’

친서외교가 결과적으로 2차 정상회담을 이끌어 낼 가능성은 있는 듯 합니다. 무엇보다도 ‘쇼’를 즐기는 두 정상이 의기투합할 가능성이 있고 다시 만나겠다는 의지는 두 사람 간에 오간 ‘연서’를 차고 넘칠 정도라는 분석이 타당해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사뭇 달라 보입니다.

당장은 정치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어 보이고 굳이 판을 깰 필요가 없기 때문에 좋은 말이 오가고 있지만 서로의 핵심적 요구에는 딴청을 피우고 있다는 분석이 유력합니다.

우선 김정은 위원장부터 볼까요. 미국이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핵신고서 제출이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의 실천에 대해서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습니다. 신년사에서 분명히 한 것도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메시지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정은이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제재해제에 대해서는 즉답을 회피한 채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만 이야기 할 뿐입니다.

오히려 김정은의 친서를 공개한 새해 각료회의 자리에 ‘제재가 오고 있다’는 패러디 포스터를 펼쳐 놓은 것은 북한에 우회적인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2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미드 ‘왕좌의 게임’을 패러디한 포스터를 놓고 발언하는 트럼프 대통령. 이란 제재를 앞두고 트위터에 올렸던 것인데 김정은 위원장 친서를 소개하면서 이 포스터를 내 놔 묘한 여운을 남긴다.



● 파국 맞을 우려?


트럼프 대통령이 애써 외면했지만 김정은 신년사에는 가시 돋친 메시지가 군데군데 담겼습니다. 핵무기를 △개발 △시험 △사용 △확산하지 않겠다는 비핵 4원칙은 사실 전형적인 핵보유국의 논리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미국이 아무리 뭐라 해도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은 건드리지 않을 것이며 협상 대상도 아니라는 원칙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신년사에서도 여러 차례 나타나지만 김정은은 이미 또 한번의 고난의 행군을 준비하고 있다는 흔적도 보입니다.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한국이라는 든든한 원군이 있다는 자신감도 곳곳에서 내비쳤습니다.

진실의 순간이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 김정은이 노심초사하고 있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수포로 돌아가고 비핵화 프로세스가 정체상태에 빠지면 모처럼 화해무드에 접어든 한반도에 다시 한번 먹구름이 드리울 가능성이 많습니다.

두 사람 중 누가 먼저 궤도수정을 하게 될까요? 지난해 6월 정상회담을 한 트럼프가 더 느긋해 보이는 것은 필자만의 편견일까요?

하태원 기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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