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지려 속눈썹 연장하고 파마…눈 건강에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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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4일 09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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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동자와 눈꺼풀에 상처 일으켜 각막염·결막염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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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여성 박모씨는 며칠전 동네 미용실에서 속눈썹 파마와 연장 시술을 받은 후 눈이 시리고, 누런 눈곱이 자주 낀다. 안과에 가보니 흰자위가 붓고, 눈꺼풀에 주위에 염증이 생겨 결막염 진단을 받았다. 결국 박모씨는 이날 인조 속눈썹을 모두 제거했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속눈썹 시술을 받은 후 각막에 상처가 생기고, 눈꺼풀 주위에 염증이 생겨 안과를 찾는 20~30대 여성들이 부쩍 늘었다. 이들은 속눈썹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 인조 속눈썹을 붙여 연장 시술을 받고, 파마약을 발라 속눈썹을 올리는 속눈썹 파마를 받은 사람들이다.

속눈썹 연장 시술은 사람의 머리카락, 동물의 털을 가공한 인조모 등에 접착 풀을 발라 눈꺼풀과 점막 사이에 붙이는 시술을 말한다. 속눈썹이 풍성해지고, 길어지는 효과가 있지만, 속눈썹 방향이 제각각이고 길이도 달라, 안구 바깥쪽을 덮고 있는 점막인 ‘결막’을 찌르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접착풀에 들어있는 화학성분이 흰자에 들어가게 되면, 눈동자에 화상을 입히고, 심할 경우 각막이 벗겨지기도 한다.

인조 속눈썹이 속눈썹 뿌리에 있는 기름샘을 막는 경우도 있다. 이때 눈 밖으로 나오지 못한 기름들이 뭉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 ‘결막염’이다. 결막염의 원인은 화학물질에 의한 독성 반응, 세균 등 다양하다. 증상은 가려움과 누런 딱지와 분비물, 눈부심 현상 등이다. 항생제를 투여하면 금방 낫지만, 불편하다고 방치하면 각막에 구멍이 뚫리는 각막궤양, 각막혼탁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비위생적인 시술 환경으로 눈병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속눈썹을 올리는 ‘눈썹 파마’에 쓰이는 파마약을 다른 사람이 쓰다 남은 것을 사용하다 유행성각결막염을 비롯한 전염성 눈병이 옮기도 한다. 유행성각결막염은 아데노 바이러스에 의해 결막과 각막 손상되는 질환으로 충혈, 눈꺼풀 종창(부어오름)뿐 아니라 치료하지 않을 경우에는 시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유행성각결막염은 항생제가 포함된 안약을 투여하거나, 치료용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나아질 수 있다.

속눈썹 접착제에 들어있는 포름알데히드, 톨루엔 등의 발암물질은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한다. 알레르기 반응은 가려움증, 통증 등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나지만, 눈 전체가 퉁퉁부어 눈이 며칠간 떠지지 않을 수 있다.

안구건조증으로 평소 인공눈물을 넣는 사람이 속눈썹 시술을 받는다면 눈이 더 건조해질 수 있어, 시술을 받지 않는 것이 좋다. 이는 눈 근처에 붙인 인조 속눈썹이 안구에 있는 습기를 뺏어가, 눈을 더욱 더 건조하게 만들고, 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유정 한양대병원 안과 교수는 “속눈썹 연장 시술을 받은 후 눈시림, 염증, 출혈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즉시 인조 속눈썹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평소 안질환을 앓고 있거나, 눈이 예민한 사람들은 속눈썹 시술을 받는 것을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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