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육지 이어 바다 위에도 장벽… 가자지구는 ‘지붕없는 감옥’
더보기

육지 이어 바다 위에도 장벽… 가자지구는 ‘지붕없는 감옥’

서동일 특파원 입력 2019-01-04 03:00수정 2019-01-04 03:43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이스라엘 “하마스 해상침투 봉쇄”, 바다 메워 6m 높이 철조망 설치
콘크리트 지하장벽도 하반기 완공
가자지구 하늘길 외엔 모두 막혀… 주민소득 해마다 줄어 구호품 의존
이스라엘 정부가 지중해 해안에 짓고 있는 ‘바다 장벽’ 건설 프로젝트가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공격을 막기 위해 세운 바다 장벽은 길이 200m, 너비 50m에 이른다. 중장비들이 장벽 위에 철조망을 설치하기 위해 바닥을 다지고 있다. 이스라엘 보안군 제공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봉쇄하기 위한 이스라엘 ‘바다 장벽’ 건설이 사실상 끝났다. 이스라엘 국방부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해상 침투를 막기 위해 장벽 건설을 시작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이로써 ‘천장 뚫린 감옥’ ‘세상에서 가장 큰 감옥’으로 불리는 가자지구 고립이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채널10, 타임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현지 언론은 1일 “하마스 공격을 막기 위한 바다 장벽이 거의 완성됐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북쪽과 이웃한 이스라엘 도시 지킴의 해안에서 시작되는 이 장벽은 방파제처럼 지중해로 200m가량 뻗어나간다. 바다 위에 50m 정도 너비로 돌무더기를 쌓아 올린 뒤 그 위로 ‘스마트 펜스’라 불리는 6m 높이의 철조망을 세웠다. 장벽 곳곳에 센서 및 지진감지기도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2007년 6월 가자지구 봉쇄를 시작한 뒤부터 군함 등을 이용해 해상 지역을 감시해 왔다. 하지만 하마스 특수대원들은 2014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50일 전쟁’ 당시 수심이 얕아 군함이 진입할 수 없는 해안가 지역의 경계가 느슨하다는 점을 이용해 침투를 시도했다.

화들짝 놀란 이스라엘은 서둘러 장벽 건설에 나섰다. 지난해 5월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바다 장벽은 지중해를 통해 이스라엘로 진입하려는 하마스의 모든 시도를 효과적으로 막아낼 것”이라며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장벽”이라고 자신했다.

주요기사

바다 장벽 완성으로 가로 10km, 세로 40km 직사각형의 가자지구는 사실상 하늘길을 제외하면 모든 통로가 막힌 ‘감옥’이 됐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초부터는 땅굴을 이용한 기습 침투를 막기 위해 가자에 길이 65km에 이르는 콘크리트 지하 장벽도 만들고 있다. 약 7500억 원이 드는 지하 장벽 건설도 올해 하반기(7∼12월)에 완성된다.

장벽 건설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대립은 잦아들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지난해 3월부터 가자지구 분리장벽 인근에서 ‘위대한 귀환 행진’이라는 시위를 벌이며 이스라엘 점령 정책에 항의했다. 이스라엘군은 전투기와 탱크 등을 동원해 가자지구를 공습했고 하마스도 로켓포와 박격포탄으로 맞섰다. 지난해 11월 이집트의 중재로 양측이 장기 휴전에 합의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크고 작은 유혈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비정부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가자와 요르단 서안 지구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망한 팔레스타인 주민은 총 262명. 2017년 대비 200%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이스라엘군 50명도 팔레스타인 공격으로 숨졌다.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 중 80%가 어떤 형태로든 사회적 지원이나 국제단체의 구호품에 의존한 채 살고 있다. 1인당 연간 소득은 이스라엘 봉쇄 후 매년 감소해 지난해 1826달러(약 206만 원)까지 떨어졌다. 유엔 등이 가자지구 내에서 운영하는 20여 개의 의료시설은 이스라엘군과 크고 작은 충돌에서 손상되거나 파괴됐다. 남아 있는 의료시설 또한 전력 부족이 심각하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
#육지 이어 바다 위 장벽#가자지구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