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상, 취임 1년만에 사의 왜…김명수와 갈등? 셀프 청산?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3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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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행정의 2인자’인 안철상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3일 전격 사의를 표명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법원행정처 해체를 앞두고 인적 청산을 자처한 것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김명수 대법원장과의 갈등설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안 처장은 이날 오전 출근하면서 작심한 듯 사퇴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지난해 1월3일 취임한 지 딱 1년째 되는 날이었다.

안 처장은 “지난 1년 육체적·정신적으로 힘이 많이 들었다. 평상시의 2년보다 훨씬 길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간 누적된 피로를 사퇴 이유로 꼽은 것이다.

하지만 법원행정처장이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자리에서 물러난 경우는 극히 드물다보니 안 처장의 사의 표명 배경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상 법원행정처장 임기는 2년으로, 역대 처장 상당수는 2년간 직을 수행한 뒤 재판 업무에 복귀했다.

일단은 법원행정처 폐지를 앞두고 스스로 물러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지난달 국회에 비법관 인사가 포함된 사법행정회의를 신설하는 사법행정제도 개선 법률 개정 의견을 냈다.

사법행정사무 심의·의사결정 기구로서 자문을 넘는 권한을 부여하는 안으로, 현재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견제한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현 법원행정처는 폐지하고, 법원사무처를 신설해 상근 법관 대신 행정전문가가 담당하게 한다는 의견도 함께 냈다.

이 때문에 국회 논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이 통과될 상황에 대비해 법원행정처 수장으로서 스스로 인적 청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김 대법원장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스스로 물러났다는 관측인 것이다. 안 처장과 김 대법원장은 사법연수원 15기 동기다.
일각에선 안 처장과 김 대법원장과 사이에 누적된 갈등을 사퇴 배경으로 보기도 한다. 안 처장 스스로도 이날 아침 사퇴 의사를 밝히는 자리에서 ‘사법농단’ 검찰 수사를 둘러싼 김 대법원장과 입장차에 대해 “세부적 의견 차이를 갈등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안 처장이 일정한 선을 긋긴 했지만 김 대법원장과 ‘세부적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사의 배경에 그간 겪었던 입장차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나오는 것이다.

사실 둘의 갈등설은 지난해 5월 안 처장이 단장을 맡았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 조사 결과 발표 이후 꾸준히 거론됐다.

당시 특별조사단은 재판 독립을 침해하는 정황이 담긴 문건은 발견했으나, 형사조치까지는 필요하지 않다는 취지의 결과를 내놓았다. 반면 김 대법원장은 다음달 대국민 담화를 통해 고발이나 수사 의뢰는 하지 않되,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이후에도 안 처장은 “(재판거래를) 인정할만한 자료나 사전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고, 책임질 사람도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반박했다. 지난해 11월 말 출근길에선 “명의는 환부를 정확하게 지적해서, 단기간 내에 수술을 해 환자를 살리는 것”이라면서 검찰 수사 방식을 지적하기도 했다.

김 대법원장은 안 처장 사의를 수용하고 이른 시간내에 후임자를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임 법원행정처장에는 조재연 대법관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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