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임세원 교수, 군 자살예방 교육도 무보수 재능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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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3일 15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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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군 관계자들 빈소 찾아 “정말 희생 많이해”
유족, 조문객에 “정신질환자 낙인 우려” 재차 강조

2일 서울 종로구 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 고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빈소가 차려져 있다. © News1
2일 서울 종로구 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 고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빈소가 차려져 있다. © News1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47)의 빈소가 서울 종로구 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지 이틀째인 3일, 이른 오전부터 빈소에는 동료와 제자들을 비롯한 의료계 관계자들의 조문이 끊이지 않았다. 지인은 물론 생전에 고인과 일면식이 없던 사람들도 동료 의료인을 추모하기 위해 발걸음했다.

임 교수가 개발한 맞춤형 자살예방 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를 통해 인연을 맺었던 육·해·공군 병영정책과 관계자들도 이날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빈소를 찾았다.

공군 관계자는 “임 교수님이 지난해 10월까지 교관 양성 교육까지 다 해주셨다. 해군 개발이 지난달 24일에 끝났고 교관 교육 예정이었다”며 “인건비도 안 받으시고 다 재능기부하시고 정말 희생을 많이 하셨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공군에서는 2013년부터 이미 교수님이 만드셨던 프로그램으로 교육을 하고 있었다. 이것을 확장해 군 버전을 만들고 싶다는 군의 요구를 받아들여서 군 버전을 만드셨다”며 “2016년에 공군을 위한 ‘보고 듣고 말하기’가 시작됐고 그뒤 육군, 해군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금 국방부장관께서 공군참모총장으로 계실 때 교수님께 많이 감사하셨다”며 “군과의 인연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무척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워했다.

뒤이어 방문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신질환자를 향하는 편견과 낙인에 대한 유족들의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의사 출신인 윤 의원은 “실제로 정신질환자보다는 일반인들이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더 높다. 정신질환자이기 때문에 살인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런 사회적 인식과 오해가 없도록 유가족들이 부탁하셨다. 그렇게 말씀하시기가 상당히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다수의 환자들을 범죄자처럼 대하며 격리하거나 금속탐지기를 설치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서는 생각해야 한다”며 “잘못하면 그들에게 또 다른 낙인을 찍게 되고, 소수의 사람 때문에 다수까지 사회적으로 격리당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인권의 문제를 어떻게 조화롭게 해결할 것인지 정부와 국회, 학회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성구 대한의학회 회장은 안전한 의료 환경을 만들어 의료진과 시민, 환자의 안전까지 지킬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장 회장은 “의료 현장이 위험하므로 보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가 10년이 넘는다”며 “의사만을, 의료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일반 시민과 환자를 위한 제도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역시 “외국의 경우엔 외래 환자에게 안전 보호를 위한 장치, 검색대를 마련하는 등 (제도가) 있다”며 “우리도 이러한 제도와 장치를 마련해서 의료인들이 안심하고 환자의 진료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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