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공유오피스… 국내 대기업 속속 출사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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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열풍 타고 수요 급증… 누적면적 2년새 2.7배로 늘어

2일 롯데그룹이 최근 급격히 성장하는 공유 오피스 사업을 시작했다. LG, 현대카드 등도 이미 관련 사업을 시작했지만 수익을 내기 위한 사업 확장은 본격화하지 않는 상황이다. 대규모 자본을 투자하면서 국내 공유 오피스 시장 1위로 나선 외국계 위워크의 ‘대항마’로 롯데 등이 떠오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 “편안한 오피스로 차별화”

2일 롯데그룹 내 종합부동산회사인 롯데자산개발이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강남N타워 내 3개 층에 문을 연 공유 오피스 ‘워크플렉스(Workflex) 역삼’은 이름처럼 업무(work) 공간이면서 여유(flex)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꾸며져 있었다.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165m² 규모 중앙 라운지. 벽 쪽으로 커피와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간이 바가 마련돼 있고 나머지 공간에는 사람 배꼽 높이의 스탠딩 테이블과 가정용 소파, 4인용 테이블 등이 놓여 있었다. 이곳을 운영하는 롯데자산개발의 신유경 책임은 “누구나 편하게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자산개발은 ‘편안한 공유 오피스’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롯데자산개발 측은 “1인당 업무 공간이 평균 약 3.3m²로 다른 공유 오피스에 비해 넓은 편”이라고 했다. 사무실은 1인실에서부터 63인실까지 다양하다. 사무실 약 100개 중 30%는 수요가 많은 8∼10인실이다. 이곳의 사무실 면적은 2800m² 정도다.

롯데자산개발은 2030년까지 워크플렉스 역삼과 비슷한 공유 오피스를 국내외에 50개 열 계획이다. 이는 현재 공유 오피스 시장의 국내 1위 업체인 위워크 지점 수(10곳)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 2년 만에 2배 넘게 성장하는 공유 오피스

국내 대기업들은 최근 잇달아 공유 오피스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아주그룹 계열인 스파크플러스(6개 지점, 2016년 11월 오픈)를 비롯해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1개 지점, 2017년 1월), LG서브원 플래그원(1개 지점, 2018년 9월) 등이 대표적이다.

대기업들이 앞다퉈 공유 오피스 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코람코자산신탁에 따르면 2016년 14만3000m² 규모였던 국내 공유 오피스 누적 면적은 올해 39만3000m²로 3배 가까이로 늘었다. 지난해 창업기업 수가 10만 개에 육박할 만큼 창업 수요가 늘어난 데다 대기업부터 스타트업 1인 기업까지 전통적인 사무실 계약보다 임차 기간 등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공유 오피스 계약을 선호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공유 오피스 시장이 ‘위워크 독주’라고 보고 있다. 시장 1위 위워크의 임차면적(11만8290m²)은 2위인 토종기업 패스트파이브(6만1742m²)를 크게 앞지른다. 여기에 위워크는 올해 국내 지점 수를 30개로 늘릴 방침이다. 공실이 난 대형 오피스 빌딩을 전체 임대하면서 투자 규모도 커지고 있다.

○ 위워크 극복이 관건

이 때문에 롯데 등 국내 대기업이 공유 오피스 시장에 참여해도 ‘시장 탈환’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카드는 이미 자사 공유 오피스인 스튜디오 블랙의 사업 목표를 ‘수익 창출’에서 ‘스타트업 대상 네트워킹 강화’로 전환한 바 있다.

김성제 코람코자산신탁 조사분석실장은 “국내 대기업이 공유 오피스 시장에 속속 진입하지만 해외에서 ‘위워크 충격’으로까지 불리는 위워크의 운영 장점을 쉽게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차별화된 공유 오피스 운영 방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2위 업체인 패스트파이브가 위워크의 국내 진출(2016년 8월) 이후 ‘격전지’인 서울 강남 대신 도심과 홍익대 앞 등 다양한 상권을 공략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주원 롯데자산개발 상무는 “공유 오피스 시장에서는 후발 주자이지만 그룹 계열사의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과 연계해 고객을 유치할 것”이라며 “시장 성장세가 유지되는 만큼 경쟁력 확보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jmpark@donga.com·강성휘 기자
#공유 오피스#대기업#스타트업#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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