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2선발도 가능” 광속 좌완 기쿠치, ML 성공 가능성 집중분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3일 07시 30분


기쿠치 유세이. 사진출처|세이부 라이온스 공식 홈페이지
기쿠치 유세이. 사진출처|세이부 라이온스 공식 홈페이지
일본프로야구(NPB) 통산 73승을 따낸 ‘광속 좌완투수’ 기쿠치 유세이(28)가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밟았다. 행선지는 시애틀 매리너스다.

계약 규모는 최대 7년 총액 1억900만달러(약1220억7000만원)의 거액이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 미국 CBS스포츠는 “기쿠치가 펠릭스 에르난데스에 이어 팀의 2선발을 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기쿠치가 MLB 무대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NPB 8시즌(2011~2018시즌) 동안 보여준 퍼포먼스와 피칭메뉴, 투구 스타일을 통해 분석했다.

기쿠치는 NPB 통산 158경기(153선발)에서 73승(46패1세이브)을 거뒀다. 2016년 12승으로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이후 지난해까지 2년간 16승(2017시즌)~ 14승(2018시즌)을 따내며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최근 3년간 삼진/볼넷 비율도 3.09(497삼진·161볼넷)로 안정적이었다.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타자가 즐비하고, 상대 배터리를 집요하게 공략하는 일본 무대에서 많은 삼진을 기록했다는 점은 성공 가능성을 키우는 요소다.

기쿠치는 강속구 투수다. 스리쿼터 형태로 최고구속 157㎞의 빠른 공을 지녔고, 슬라이더와 포크볼, 드롭커브, 체인지업 등의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각도는 날카롭고, 포크볼과 드롭커브도 완성도가 높다. 피칭메뉴가 워낙 다양하니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뺏기도 수월하다. 빠른 공으로 승부가 가능하다면, 그만큼 성공 가능성은 커진다.

문제는 적응이다. 기쿠치는 2017시즌까지 투구 과정에서 ‘이중동작’ 논란으로 꽤나 마음고생을 했다. 오른쪽 다리를 한번 구부렸다가 소위 ‘앞차기’를 하는 듯한 투구폼은 기쿠치의 트레이드마크다.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기쿠치의 투구를 지켜본 2017년 8월24일 소프트뱅크 원정경기(후쿠오카 야후돔) 선발등판(당시 세이부 소속) 때도 심판진이 이를 지적했었다. 이후 크게 흔들리며 3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NPB는 논의 끝에 ‘기쿠치의 투구동작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냈지만 MLB 심판진이 어떻게 판단할지는 한번 지켜볼 일이다. NPB에선 이 논란에 전혀 흔들리지 않았지만, 환경이 바뀐 터라 그에 따른 대응도 중요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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