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웨이, 美 아이폰으로 신년 인사…13억 배신감 토로, 대륙 들썩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1월 2일 17시 41분


코멘트
사진=화웨이 공식 트위터 캡처
사진=화웨이 공식 트위터 캡처
중국 대표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을 이용해 임직원들에게 신년 메세지를 보낸 것이 알려져 체면을 구겼다.

화웨이는 기해년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31일 밤 11시 31분(현지 시간) 공식 트위터 계정에 “행복한 2019년이 되기를 바란다. 올해 새해 목표는 여러분께 아끼는 사람들과 소통할 더 많은 이유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평범한 신년 인사였지만 의외의 곳에서 사달이 났다. 해당 글 하단에 ‘아이폰에서 보낸 트위터’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기 때문.

이에 중국이 발칵 뒤집혔다. 화웨이가 국민적 지지를 얻는 기업이기 때문.
중국 현지 네티즌들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등을 통해 “화웨이 직원도 자사 제품 안 쓴다” “아이폰 쓰는 화웨이 홍보 직원” “아이폰 홍보해주는 화웨이” “자사제품보다 아이폰이 좋다는 것을 증명했다” “멍 여사는 무슨 스마트폰을 쓸까” 등 의견을 쏟아내며 배신감을 토로했다.

비난 여론이 일자 화웨이는 이후 해당 트윗을 삭제하고 “화웨이는 모든 개인과 가정, 조직에 디지털을 선사함으로서 완전하게 연결되고 스마트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전 세계 고객과 파트너, 심지어 경쟁사들과 협력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 구축에 투자하고 있다”며 해명 글을 게재했다.

앞서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벌이며 자국 대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애플과 화웨이를 내세워 대리전을 계속했다. 중국인들은 ‘화웨이 제품 쓰기’ 운동까지 펼쳤다.

화웨이 창업자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晩舟)가 미국의 요구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일로 중국 기업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애플 보이콧과 함께 자국 제품 구매운동이 확산됐다.

일부 중국 기업들은 화웨이 스마트폰을 구입할 경우 회사 보조금을 지원하고 심지어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직원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경고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양국은 지난해 12월 1일 정상회담을 통해 휴전에 합의했지만 여전히 기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협상 시한은 올해 3월 1일까지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