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총수 첫 모인 자리, 文 대통령 ‘투자확대’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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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일 15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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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현대차·LG 총수 공식행사서 文대통령 첫 만남
文 “경제발전도 일자리도 결국 기업 투자에서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대기업 대표와 기업인 등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9.1.2/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대기업 대표와 기업인 등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9.1.2/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그룹 총수들과 처음으로 공식행사에서 한자리에 만나 주고받은 핵심 화두는 기업의 ‘투자 확대’였다. 기업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수소경제, 자율주행차 등 4대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어 투자를 늘리는 신산업 분야에 대해서는 정부가 혁신성장을 위해 예산을 본격적으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힘쓰겠다”면서 “기업의 혁신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조업의 혁신을 위해 스마트공장 3만개 보급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스마트 산단과 스마트시티의 모델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신년회는 정부 각 부처 주요장관과 5부요인 등의 고위급 인사를 비롯해 경제단체장, 대기업 총수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정 부회장의 경우 지난해말 승진으로 사실상 그룹 총수 자리에 올랐으며, 구 회장도 지난해 6월 승진과 동시에 총수로 취임했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그룹 총수들이 한 자리에 모인 건 이번 신년회가 처음이다. 앞서 재계 총수들은 지난해 9월 18일 문 대통령의 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바 있으나 당시에는 정 부회장이 미국 출장으로 함께 하지 못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국내 4대그룹 총수들과 공식석상에서 만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문 대통령은 삼성전자, 현대차, 한화 등 개별기업 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총수들과 만남을 가져왔다.

4대그룹 총수와 처음으로 동시에 만난 2019년 신년회에서 문 대통령이 던진 메시지의 핵심은 투자 확대다. 그는 “경제발전도 일자리도 결국은 기업의 투자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앞장서서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으니 4대그룹을 포함한 주요 대기업들도 그에 맞춰 투자를 늘려달라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기업의 혁신과 함께 하겠다”며 정부의 친(親)기업적 행보를 강조하기도 했다.

또 문 대통령은 “데이터, 인공지능, 수소경제, 스마트공장, 자율주행차 등 혁신성장을 위한 예산도 본격 투입하겠다”면서 4대그룹이 미래 신산업으로 추진하는 분야도 일일이 언급했다.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은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현대차 등이 모두 새 먹거리로 키우기 위해 인재 채용과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분야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기업도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투자 없이는 성장이 있을 수 없다”면서 4대그룹을 향해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려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러브콜’에 국내 주요기업들이 즉각 화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중 무역갈등과 신흥국 성장 정체 등의 대내외적 이슈 등으로 ‘시계 제로’ 상태인 대기업 중 아직까지 올해 사업전략도 확정짓지 못한 곳도 있는 상황이다.

‘고임금 저효율’ 구조적 문제를 안은 완성차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3분기 나란히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힘든 2018년을 보냈다. 재계 1위 삼성전자도 반도체 호황 덕에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신기록 행진이 이어졌지만, 세계 1위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과 수요 감소로 고민이 깊다.

지난해 단일품목 최초 1000억달러 수출을 기록한 반도체 사업도 2019년 전망이 어둡긴 마찬가지다. 화성캠퍼스 EUV(극자외선) 라인 신축 6조원, 평택캠퍼스 2단지 구축에 30조원 가량의 투자를 단행한 삼성전자도 올해는 투자를 20% 가량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청주 M15, 이천 M16 등에 잇따라 20조원 이상을 쏟아 붓는 SK하이닉스도 올해는 투자계획을 조정하며 사실상 ‘비상경영’ 모드에 돌입했다.

재계는 지난해부터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각종 이슈에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지난해 재계를 대표해 경제부총리, 여당 대표 등을 만난 자리에서 수십차례 ‘규제개혁’을 외쳤으나 화답이 없어 힘들다고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4대그룹 총수와 공식행사에서 한자리에 처음 만나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의 투자 확대를 요청했는데 그에 상응하는 규제 개혁과 세제 지원 등이 뒷받침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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