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갈 수 없다” 봉쇄뚫고 印 여성들 사원 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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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일 14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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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리말라 사원에 여성 2명 들어가

힌두교 성지인 사바리말라 사원의 여성 입장을 허용하는 인도 대법원 판결에 대해 찬반 세력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두 여성이 반대 세력의 봉쇄를 뚫고 2일(현지시간) 사원내로 들어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두 명의 여성은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동이 트기 직전 케랄라 주 언덕 꼭대기에 위치한 이 사원에 잠입하는 데 성공했다. 영상 기록에 따르면 각각 카나카 두르가, 빈두라는 이름을 가진 두 여성은 검은색 복장을 하고 사원에 뛰어들어가면서 머리를 숙였다.

이 가운데 한 여성은 나중에 기자들에게 “우리는 18개 성스러운 계단이 아닌 직원용 문을 통해서 들어갔다”고 밝혔다. 피나라이 비자얀 케랄라 주(州) 주지사는 “여성들이 사원에 들어간 것은 사실”이라면서 “경찰은 사원에서 예배를 보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지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힌두교 보수 신도들이 사원을 봉쇄하고 방화와 분신, 폭행 등을 가해 대법원 판결 후에도 사바리말라 사원에는 단 한 명의 여성도 입장하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 잠입으로 여성들이 최초로 사바리말라 사원에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이에 앞서 1일 여성들의 사원 입장을 찬성하는 수백만명은 620㎞ 길이의 인간사슬을 만들며 여성의 권리를 지지했다.

힌두교에서 가장 신성한 사원 중 하나로 여겨지는 사바리말라 사원은 전통적으로 10대부터 50대까지 가임기 여성의 입장을 금지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제한이 양성평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인도 대법원은 지난 9월 사바리말라 사원에 여성 출입을 허용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후 인도 사회는 갈등에 휩싸였다. 여성 출입을 반대하는 시위자들은 사원에 입장하려는 여성 신도를 공격하면서 경찰과 충돌해 현재까지 2000명 이상이 체포됐다. 인도 집권당인 인도인민당(BJP)도 대법원 판결이 힌두교의 가치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힌두교는 생리 중인 여성을 부정하다고 여겨 이들이 종교 의식에 참여하지 못하게 한다. 다만 엄격히 규칙을 지킨 사바리말라를 제외한 대다수 사원은 넓은 가임기 연령 여성의 출입을 전면 금지하기보다 ‘생리하지 않는 시기’에는 입장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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