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김정은 신년사, 핵무기 고수 입장서 한 치 변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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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일 11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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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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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전 주영북한공사는 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문맥을 관통해 보면 2018년 초나 지금이나 핵무기를 끝까지 고수해 나가려는 입장에서 한 치의 변화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위 ‘김정은 신년사로 본 2019년 한반도 정세 분석과 전망’ 간담회에 참석해 “대미 메시지 문장을 연결해보면 핵무기를 포기할 결단을 내렸다고 지금까지 이야기된 것은 일부 사람들의 희망사항에 지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정은 신년사를)한마디로 압축해보면 미북 핵 협상을 핵 군축협상으로 좁혀 전략적 위치를 굳히고 대북제재 완화를 끌어내려는 것”이라며 “핵보유국 지위를 더욱 굳히려는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과 동등한 핵보유국 지위에서 핵군축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를 했다, 결국 미국이 화답할 차례, 상응할 실천행동으로 나올 차례라는거다”며 “북한과 미국이 대화에 임하는 출발점은 결국 미국도 핵보유국, 북한도 핵보유국이므로 동등한 핵보유극국 지위에서 협상을 출발시켜야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각에서는 (김정은 신년사에 대해)올해에 대북제재를 풀기 위해 핵 폐기라는 통 큰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희망이 나오고 있는데, 북한 외교관으로 일했던 제가 볼때 북한이 그런 합리적 사고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두변째 눈여겨 볼 점은, 김정은이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자고 하는 대목 뒤에 바로 다른 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공갈' 대목을 끼어 넣은 부분”이라며 “이것은 2차 북미회담에 대한 강력한 희망을 보여주는 동시에 만약 회담 전까지 미북 간 타협점을 안 보여주면 2차 회담에 나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대남전략 메시지에 대해선 “평화협정체계를 위한 다자협상 문제를 끼워 넣은 것”이라며 “현시점에서 북한이 미국에 평화협정 문제를 제기해야 거절당할 게 뻔하기 때문에 이번에 한국, 중국 정부를 이용해서 미국을 압박해서 끌어내는 전술로 다가가려 한다”라고 평가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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