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개발시험비행조종사 ‘금녀의 벽’ 허물다…첫 여성 선발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2일 10시 41분


코멘트
1990년 개발시험비행조종사 선발 이래 공군 최초로 여성 개발시험비행조종사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공군은 2일 “정다정 소령(진급예정)이 공군52시험평가전대(52전대) 제281시험비행대대에서 진행하는 2019년 개발시험비행 교육과정에 선발됐다”고 밝혔다.

개발시험비행조종사는 연구 개발 중이거나 새롭게 개발된 항공기에 탑승해 비정상적인 상황 속에서 항공기가 견딜 수 있는지를 시험해 보는 고난도 임무를 수행한다. 정 소령은 46주간의 교육과정을 거쳐 개발시험비행조종사 자격을 취득한다.

여성 조종사가 개발시험비행조종사 교육과정에 선발된 것은 1990년 공군 첫 개발시험비행조종사 배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까지 총 42명의 개발시험비행조종사를 배출했지만 여성 조종사는 한 명도 없다.

정 소령(진)은 공사 57기로 2005년 공군사관학교에 입교해 2009년 공군 소위로 임관했다. 비행훈련 과정을 거쳐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KF-16 전투조종사로 2010년부터 제20전투비행단에서 근무했다. 주 기종 비행시간 800여 시간을 포함해 1000여 시간의 총 비행시간을 보유한 정 소령(진)은 2017년부터 2년간 사관학교에서 근무를 하기도 했다.

항공기와 무기체계를 시험하는 개발시험비행에 매력을 느껴온 정 소령(진)은 2년여 간의 훈육관 근무 이후 개발시험비행 교육과정에 도전해 공군 최초 여성 개발시험비행조종사 교육과정에 선발됐다.

정 소령(진)은 “처음으로 다양한 항공기와 여러 장비, 무장을 시험해보고 싶은 마음에 개발 시험비행조종사의 꿈을 꾸게 됐다”며 “국내 최초 여성 개발시험비행조종사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우리나라 최초 전투기인 KF-X 개발 등 다양한 시험비행 임무를 통해 실제 작전 환경에서 전투기를 운영하는 동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개발시험비행 조종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개발시험비행조종사는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사업(KF-X)와 같은 신규 개발 전투기뿐 아니라 무장, 레이더 등과 같은 모든 항공무기체계들이 상용화·전력화되기 전에 성능과 안전성을 시험하고 평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항공기 자체의 결함을 찾아 보완하는 임무인 만큼 공중에서 일부러 엔진을 끄고 다시 켜는 비행을 하거나, 의도적으로 조종불능 상태에 빠뜨린 후 항공기의 회복 특성을 파악하는 등의 비행을 한다.

비정상적이고 위험이 따르는 비행을 하는 만큼 선발 과정도 까다롭다. 개발시험비행 교육과정에는 비행시간 700시간 이상, 4기 리더 이상 등의 자격 요건을 갖춘 정예 조종사만 지원할 수 있다고 공군은 전했다.

정 소령(진)은 함께 선발된 이철수 소령(진), 우홍균 대위와 함께 46주 간 이론·실습 교육을 거쳐 개발시험비행 조종사 자격(X-1)을 취득한다. 또 미국과 캐나다 시험비행학교에서 보수교육을 통해 전문 기량을 쌓는다.

공군 관계자는 “이번에 선발된 개발시험비행조종사는 새롭게 개발되는 시제기나 항공무기체계의 시험비행 및 평가를 통해 항공기 성능과 운용 가능여부를 검증하고, 안전성 확인 등의 군 감항인증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며 “공군은 이들이 KF-X 사업이 본격화되는 2022년부터 KF-X 개발시험비행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