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故 임세원 교수, 우울증 극복기 저서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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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일 10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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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세원 교수 책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사진=임세원 교수 책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저서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가 재조명되고 있다.

임세원 교수는 20여년 간 우울증, 불안장애와 관련된 100여편의 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한 정신건강의학 분야 전문가였다. 2011년 개발된 한국형 표준 자살예방 교육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보듣말)의 개발자로, 2017년 한국자살예방협회가 선정한 ‘생명사랑대상’을 받았다.

2016년에는 자신의 우울증 극복기를 담은 책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출간했다. 임 교수는 해당 책에서 자신의 경험담과 환자들의 다양한 사례 등을 알려준다.

그는 책 서문을 통해 “병은 내가 가지고 있는 많은 것들을 앗아가 버렸다. 나는 어느 때부터인가 웃음을 잃었고, 활기를 잃었으며, 무엇보다 희망을 잃고 말았다. 아니나 다를까, 뒤이어 어김없이 지독한 우울증이 찾아왔다”라며 “그렇게 3년여간 끝 모를 고통을 겪으며, 나는 내가 마음의 문제에 대해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고 있는 것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전에 갖고 있던 내 생각들 중 어떤 것은 사실이었지만, 어떤 것은 단지 나의 소망에 불과했음을 알게 된 것”이라고 고백했다.

실제 임 교수는 우울증으로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었다. 책 내용에 따르면, 그는 2012년 허리 디스크로 생긴 통증이 낫지 않자 이듬해 어느 날 새벽에 차를 몰고 나가 난간을 들이받으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집에서 차 열쇠를 찾다가 잠든 가족의 얼굴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고 한다. 임 교수는 이후 자신이 어떻게 우울증을 극복했는지에 대해 얘기한다.

책을 읽은 독자 A 씨는 블로그를 통해 “우울함과 거기서 파생된 좌절감, 심리적 문제들을 벗어날 방향을 제시해준다. 아프고 힘든 사람들이 부딪히게 되는 사건들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가는 것이 좋을지를 잘 설명해준다”라며 “가끔 전문적인 단어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차분하고 자상한 어조로 잘 설명해주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라고 후기를 남겼다.

한편 임 교수는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환자 박모 씨(30)가 휘두른 흉기에 수차례 찔려 사망했다. 종로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인 박 씨에 대해 1일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의료계는 임 교수와 같은 피해 사례를 막기 위해 ‘임세원법’ 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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