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재전향…KT 하준호, 서른 즈음에 던진 승부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2일 05시 30분


KT 위즈 하준호는 2019시즌을 앞두고 야구인생의 승부수를 던졌다. 하준호는 투수로 프로에 입단했으나 자리를 잡지 못해 야수로 전향했다. 하지만 야수로도 뿌리내리는 데 실패했고 결국 다시 마운드에 오르기로 결심했다. 스포츠동아DB
KT 위즈 하준호는 2019시즌을 앞두고 야구인생의 승부수를 던졌다. 하준호는 투수로 프로에 입단했으나 자리를 잡지 못해 야수로 전향했다. 하지만 야수로도 뿌리내리는 데 실패했고 결국 다시 마운드에 오르기로 결심했다. 스포츠동아DB
만 서른 살. 야구인생 변곡점을 맞이한 하준호(30·KT 위즈)가 다시 마운드 위로 오른다. 투수에서 타자로, 다시 투수로. 하준호는 모든 것을 건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경남고 시절 하준호는 ‘초고교급 투수’였다. 2007청룡기 MVP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고, 2008년 롯데 자이언츠 2차 1라운드(전체 2순위)로 입단했다. 최고구속 140㎞ 후반의 좌완투수는 매력이 넘쳤다. 탄탄대로가 펼쳐질 듯했지만 부상과 수술이 이어졌다. 결국 2013년 군복무를 마치고 배트를 쥐었다. 타자 전향은 하준호의 야구인생 첫 변화였다.

2014시즌부터는 롯데의 백업 외야수로 가능성을 보였다. 크지 않은 신장에도 일발장타를 뽐냈고, 가능성을 인정한 KT는 2015년 트레이드로 그를 영입했다. KT 지휘봉을 잡았던 조범현 감독, 김진욱 감독 모두 하준호의 잠재력을 믿고 꾸준한 기회를 줬지만 꽃을 피우지 못했다. 결국 2018년에는 15경기 출장, 타율 0.136에 그쳤다. 1군보다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던 그는 “야구가 참 생각만큼 안 된다”고 자책하기 일쑤였다.

하준호는 또 한 번 변화를 택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구단 측에서 그에게 먼저 투수전향을 제안했다. 초고교급 투수로 불렸으나 마운드에서 만개하지 못했기에 미련이 남았던 하준호도 고심 끝에 이를 수락했다. 구단 관계자는 “캐치볼 하는 것만 봐도 아직 투수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팀 사정을 감안해도 효율적인 변화다. KT의 2019시즌 외야는 중견수 멜 로하스 주니어, 우익수 강백호를 축으로 좌익수 무한경쟁 체제다. 오태곤, 송민섭 등 기존 선수단에 군 전역한 김민혁까지 자원이 즐비하다. 하준호가 뚫어내기 쉽지 않다. 반면 좌완 불펜진은 사실상 공석이다. 지난해 주축으로 활약했던 심재민이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했고, 홍성용은 은퇴했다. 하준호가 기대대로 전향에 성공한다면 천군만마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던 하준호의 20대는 그렇게 또 하루 멀어져갔다. 한 번 마운드를 내려왔던 그가 다시 공을 쥐기까지는 고민이 상당했다. 하준호는 새해를 맞아 자신의 야구 인생을 건 승부수를 던졌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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