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제현장은 벼랑끝인데 與는 “지표 나아지고 있다” 낙관론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1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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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어제 국무회의를 열고 주휴수당을 최저임금 산정에 포함하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의결을 강행했다. 게다가 오늘부터 최저임금 자체도 10.9% 인상돼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들은 사실상 인건비 부담이 33% 급등한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와 여당 지도부는 한 해를 마감하는 어제까지도 경제 현실에 대한 낙관적 인식을 쏟아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올해는 사람 중심 경제로 경제 패러다임이 전환된 원년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계 실질소득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언론에서 비판하지만 그래도 지표상으로 본다면 경제 체질이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장관들은 “주휴수당으로 기업의 부담은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자평과 달리 지난 한 해 최저임금 급등으로 생존 위협에 시달렸던 기업과 자영업자들은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새해를 맞았다. 산업현장 곳곳에서는 최저임금 인상발(發) 2차 일자리 쇼크와 물가 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자영업자 사이에선 벌써부터 직원 절반을 줄이겠다, 폐업하겠다는 얘기마저 들린다.

올해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밝지 않다. 세계 주요국의 경기 둔화, 무역 갈등 같은 대외 악재에 국내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약화, 기업 투자 부진,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 내부 요인이 산적해 있다. 경제를 정치화, 이념화하는 정책이 지속되면 한국 경제의 남은 동력마저 꺼질까 걱정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속도 및 결정 시스템을 하루빨리 바꾸고, 주휴수당 존폐와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조속히 시작해야 한다.
#국무회의#주휴수당#최저임금법#청와대#경제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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