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간선도로 위에 공공주택 1000채 짓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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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8만호 추가공급 세부 계획’
“생각못한 공간 활용해 재창조”
역세권 등 건물 용적률 높여 도심형 주택 3만5000채 공급
경의선 숲길-은평 빗물펌프장엔 각각 300채 청년 특화 공공주택

서울시가 26일 발표한 북부간선도로 신내나들목(IC)과 중랑나들목 구간의 공공주택 조감도(아래쪽). 기존에는 아무것도 없던 도로 
위(위쪽)에 인공대지를 설치하고 그 위에 주택을 지어 1000채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프랑스, 독일 등이 도입한 도심 주택 공급
 방식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26일 발표한 북부간선도로 신내나들목(IC)과 중랑나들목 구간의 공공주택 조감도(아래쪽). 기존에는 아무것도 없던 도로 위(위쪽)에 인공대지를 설치하고 그 위에 주택을 지어 1000채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프랑스, 독일 등이 도입한 도심 주택 공급 방식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북부간선도로 위에 인공대지를 만들어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구상을 밝혔다. 도심의 빈 공간에는 청년 창업 공간과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공공주택이 지어진다. 호텔과 사무실 건물을 청년주택, 공유주택으로 탈바꿈시키는 계획도 추진된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주택공급 5대 혁신방안’과 ‘8만 호 추가 공급 세부계획’을 26일 발표했다. 19일 국토교통부와 합동으로 발표했던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 방안’에 포함된 서울 공공주택 8만 채 공급 계획을 구체화한 것이다. 합동 발표 때 나온 2만5000여 채 공급 계획에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5만5000여 채를 공급하는 내용이다.

서울시는 “양적 공급에 치중했던 공공주택 정책의 패러다임과 원칙을 대전환하겠다”며 새로운 형태의 공공주택 모델을 다양하게 제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임대주택 단지만을 짓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 시설, 창업시설 등을 함께 조성하겠다. 생각지도 못한 공간에 주택을 지어 도시 공간을 재창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것이 북부간선도로 위에 지어질 1000채 규모의 공공주택이다. 서울 중랑구 신내동 신내나들목(IC)과 중랑나들목 구간에 2만5000m² 크기의 인공대지를 구축한 뒤 그 위로 공공주택과 공원, 문화체육시설을 조성한다는 것. 박 시장이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를 찾았을 때 접했던 ‘레앵방테 파리(R´einventer Paris)’의 개념을 서울에 도입한 것이다. 레앵방테 파리는 도심 내 유휴부지에 혁신적 건축물을 도입하겠다며 파리가 2014년부터 추진해온 프로젝트다.

‘경의선 숲길’의 끝 부분인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542-105번지 일대(약 4414m²)와 서울 은평구 증산빗물펌프장(증산동 238-4번지 일대 약 5575m²) 부지에는 각각 300채 규모의 청년 특화 공공주택이 조성된다. 청년지원시설, 청년창업 공간 등이 각각 함께 들어선다.

도심 업무용 빌딩의 공실을 주거 용도로 전환해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게 공급하기 위한 시범사업도 시작된다. 종로구 숭인동에 있는 지하 3층, 지상 18층 규모의 베니키아 프리미어 동대문 호텔과 용산구의 지상 4층 업무용 빌딩 두 곳에서 추진 중이다. 호텔은 청년주택으로 바꿔 255채를 공급한다. 업무용 빌딩은 일부 공실을 1인가구를 위한 공유주택(200채)으로 재단장한다.

서울시는 또 한시적 규제 완화를 통해 도심형 주택을 만들어 3만5000채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도심과 역세권 건물의 용적률을 상향해주는 대신 상향분의 50%를 공공주택으로 공급하도록 하겠다는 것. 상업지역 주거비율과 준주거지역에서 임대주택 5752채 및 분양주택 1만1058채를, 역세권에서 임대주택 5600채와 분양주택 1만2000채를 각각 이런 방식으로 공급한다. 저층 주거지 활성화를 통해 1만6000채를, 정비사업 및 노후 임대단지를 활용해 4600채를 공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8만 채를 모두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민간 건물이나 빈집 등을 활용하는 계획을 실행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 시장은 “공급 위치와 장소, 규모까지 밝힌 것은 공급할 자신이 있다는 것”이라며 “(임대주택 건립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도 설득할 수 있는 혁신적인 공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북부간선도로#공공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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