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톡신, 부작용보다 내성이 더 우려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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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는 의료현장에서 보툴리눔 톡신 시술을 하는 434명의 의사들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설문결과를 내놓았다. 오승민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수석기획이사(오앤클리닉 원장)는 “이번 설문조사는 학술대회에 참가신청을 한 의사들을 대상으로 웹기반 모바일을 이용해 시행했다”며 “미용시술을 하는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설문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설문조사의 질문은 총 13개 문항으로 보툴리눔 톡신 시술 경력과 하루 평균 시술 건수, 선호하는 보툴리눔 톡신 종류 등 시술을 받는 일반인도 궁금해할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 특히 시술한 환자가 보툴리눔 톡신 부작용을 경험한 경우와 대처법을 묻는 질문도 있었다.

설문조사 결과 의사들은 대체로 보툴리눔 톡신 부작용보다 내성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툴리눔 톡신을 시술하면서 가장 많이 경험했던 부작용을 묻는 질문에 155명이 ‘멍’이라고 답했고 ‘부작용이 나타난 환자들을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질문에는 236명의 의사가 ‘환자를 안심시키고 돌려보낸다’고 답했다.

보툴리눔 톡신 내성을 방지하기 위해서 시술 간격을 3개월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는 의사는 237명, 6개월 이상도 54명이나 됐다. 향후 개발됐으면 하는 보툴리눔 톡신을 묻는 질문에는 ‘내성 가능성을 최소화한 제품’이 141명으로 가장 많았고 ‘해독이 가능한 제품’도 110명으로 조사돼 보툴리눔 톡신의 내성과 독성에 대한 의사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툴리눔 톡신의 내성은 독소 자체가 아니라 옆에 붙어있는 단백질 때문에 생긴다. 보툴리눔 톡신을 신경 섬유 사이사이에 잘 들어가게 하기 위해서 단백질과 합성하는데 이때 단백질 크기가 크면 근육의 재배치 효과가 떨어지고 인체 내에 항체가 형성돼 내성이 생길 수 있다. 독일 제오민사의 보툴리눔 톡신이 비싼 이유도 여기 있다. 원가가 국내 보툴리눔 톡신의 3∼4배, 시술비는 2∼3배 더 나간다. 제오민 보툴리눔 톡신이 좋다고 알려진 것도 단백질 크기가 매우 작고 내성이 거의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내성이 생겨버린 사람에게는 제오민도 소용이 없다. 보툴리눔 톡신 내성 여부는 대학병원에서 항체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의사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보툴리눔 톡신 제품은 메디톡신 224명, 휴젤 141명으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품이 압도적이었다. 제품 선택의 기준은 가격이 304명, 안전성은 199명이었다.

한편 설문에 참여한 의사들의 시술 경력은 7년 이상이 161명으로 가장 많았고 4∼6년은 100명, 1년 미만도 66명이나 됐다. 보툴리눔 톡신 시술을 하는 의사들의 전공도 다양했다. 가정의학과, 외과, 이비인후과 등 피부과나 성형외과가 아닌 전문의들도 보툴리눔 톡신 미용 시술을 한다고 답했다. 전문과 진료와 미용시술을 병행 하고 있다는 의사도 138명이나 됐다.

하루 평균 보툴리눔 톡신 시술 건수는 2∼5회가 113명으로 가장 많았고, 13∼30회라고 대답한 의사는 107명이었다. 30건 이상은 42명이었다.

오 원장은 “보툴리눔 톡신이나 필러 등 미용시술 분야는 명확한 답을 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가이드라인이나 연구 자료를 봐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놓은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상적 경험이 중요한 분야인 만큼 학회 차원에서 설문조사를 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모으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료#보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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