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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현지직원 퇴직금 가로채 비자금 만든 해외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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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현지직원 퇴직금 가로채 비자금 만든 해외공관

신나리 기자 입력 2018-12-17 03:00수정 2018-12-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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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제다총영사관 비리 감사… 은폐위해 다른 직원 퇴직 종용도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공관에 근무하는 우리 외교관들이 현지 채용 직원의 퇴직금을 가로채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외교부의 감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16일 “이상균 총영사 등 전·현직 총영사관 관계자들과 행정직원들에 대해 지난달 하순 현지 감사를 진행했으며 현재 서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올 6월까지 주(駐)제다 총영사관에서 근무한 A 영사는 지난해 말 에리트레아 국적 사우디인 W 씨에게 잦은 업무 실수를 이유로 퇴직을 강요했다. 문제는 A 영사가 이 과정에서 총영사관 행사 배너 제작 실수 등에 대해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며 W 씨의 퇴직금에서 1만4600리얄(약 446만 원)을 제한 뒤 총영사관 비상금 명목으로 따로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 총영사관 회계문서에는 W 씨의 퇴직금이 정상 지급된 것으로 돼 있다. 피해액 산정기준이나 근거규정 없이 퇴직금에서 일정 금액을 일방적으로 제한 것은 물론이고 이를 피해업체에 보상금으로 지불하지 않고 비자금으로 보관하고 있었던 셈이다.

W 씨는 올해 초 외교부에 A 영사로부터 갑질을 당했다는 내용의 A4용지 2장짜리 영문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탄원서에서 W 씨는 자동차 와이퍼를 교체하라는 사적인 부탁을 거절하자 A 영사가 자신의 월급을 깎으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A 영사가 “어머니 장례식장이더라도 내 전화를 받지 않으면 곤란해질 거다. 전화를 받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때는 네가 죽었을 때”와 같은 폭언을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외교부는 2월 이상균 총영사가 새롭게 부임하면서 영사들로부터 비자금의 존재를 보고받았지만 묵인했다는 증언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지 채용된 한국인 행정직원들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했지만 총영사관 일부 직원이 이 같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한국인 행정직원들에게도 퇴직을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관계자는 “한국인 행정직원들이 문서상 오탈자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사소한 실수 등으로 건건이 시말서를 받아 계약 연장 시 불이익을 주려 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재외공관에서 외교관 ‘갑질’과 성범죄가 잇따르자 지난해 9월 ‘무관용 원칙’을 뼈대로 한 외교부 혁신 로드맵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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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영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감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답변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업무상 손해가 발생했을 때 직원이 배상할 수 있다는 근거규정이 존재하는 것으로 안다. 인수인계 당시 직원에게서 ‘W 씨의 퇴직금에서 일부 제외한 금액을 본부에 제출하지 못했다’고 보고받은 것은 맞다”고 밝혔다. 현지 직원들의 퇴직 강요 의혹에 대해서는 “해당 직원의 입장을 들을 간담회 일정을 잡았으나 그 전에 사직했다”고 해명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제다총영사관 비리 감사#퇴직금 가로채 비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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