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국당 새 지도부, 인적 쇄신 없이 보수 재건도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2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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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참패, 대통령 탄핵, 지방선거 참패를 연달아 겪고도 ‘웰빙 정당’ 체질을 벗지 못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재건이 가능할까. 그런 물음에 스스로 답을 해야 할 결정적 시기에 한국당을 이끌고 갈 새 원내대표에 나경원 의원이 어제 선출됐다. 정용기 의원을 정책위의장 후보 러닝메이트로 내세운 나 신임 원내대표는 투표권을 가진 103명의 의원이 모두 참여한 투표에서 68표를 얻어 35표를 받은 김학용-김종석 조를 눌렀다.

이번 경선은 탄핵 전처럼 친박(친박근혜) 대 비박(비박근혜)의 사생결단식 대립은 아니었지만 나 의원은 상대적으로 친박계·잔류파, 김 의원은 비박계·복당파의 지지를 받았다. 그런 점에서 나 원내대표는 ‘도로친박당’ 색채가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계파에 치우친 당직 인사가 재연될 경우 한국당은 2020년 총선에서 지역 기반 군소 우익 정당으로 몰락하는 길을 걸을 수도 있다.

지방선거 직후 10%까지 추락했던 한국당 지지율은 최근 완만한 회복세를 보여 일부 조사에선 20%대 중반을 회복했다. 하지만 이는 문재인 정부의 이념 편향적 국정운영과 경제난에 편승한 것일 뿐이다. 많은 국민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지키고, 안보와 평화를 균형감 있게 추진하며 경제를 회생시킬 새로운 보수정당의 존재를 갈망하고 있다. 보수의 자기 혁신과 통합이 필요한데 지금 한국당에는 당이나 나라의 장래는 아랑곳없이 자신의 기득권, 차기 총선에만 목을 매며 양지만 찾아다니는 의원들이 수두룩하다.

새 원내지도부는 새로운 보수의 지향성과 가치를 내년 전당대회 전까지 구체화해 동력을 얻고 당이 해산돼도 어쩔 수 없다는 각오로 대수술에 준하는 인적 쇄신을 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리더 부상의 토대를 만들 수 있다. 이번이 보수 재건의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자유한국당#나경원#지방선거#보수 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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