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치뼈 시큰거리고 팔다리 저림… 내시경 치료로 잡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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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신경관협착증
초기에는 약물, 주사, 재활치료…만성 땐 내시경·미세현미경 이용
절개·절제 부위 최소화해 치료…최근 2포트 내시경 수술 떠올라

PMC박병원 척추센터 의료진이 환자의 진료에 대해 의논하고 있다. 오른쪽이 갈렌의료재단 PMC박병원 박진규 이사장. PMC박병원 제공
PMC박병원 척추센터 의료진이 환자의 진료에 대해 의논하고 있다. 오른쪽이 갈렌의료재단 PMC박병원 박진규 이사장. PMC박병원 제공
김모 씨(여·82세·서울)는 노화로 인해 오는 대표적인 허리병인 척추협착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했다.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받았으나 좀처럼 나아지질 않았다. 엉덩이부터 시작해 왼쪽 다리가 저리고 아프기를 반복했다. 외출할 때도 5분 정도 걷다가 쉬기를 반복하며 지내왔다. 밤에 자려고 누우면 엉치뼈부터 다리에 느껴지는 통증으로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이도 있고 근본적인 치료는 불가능하다는 말을 병원에서 듣고 진통제, 물리치료, 침술 등으로 견디던 중 지인의 권유로 PMC박병원을 찾았다. MRI 등 정밀 검사를 한 결과 김 씨는 요추 4, 5번 신경관협착증을 앓고 있었다. 박진규 PMC박병원 원장은 김 씨에게 내시경하 신경감압술을 권유했다. 이 치료는 피부에 1cm 미만의 작은 구멍을 낸 후 내시경을 삽입해 영상을 보며 눌려 있는 신경을 직접 풀어주는 것이다. 고령의 나이, 당뇨나 고지혈증, 고혈압이 있어도 가능한 치료다.

치료 후 1개월이 지난 김 씨는 허리에 약간 통증이 남아있지만 시리고 저린 고통은 말끔히 없어졌다. 현재는 1∼2주일에 1회씩 병원을 찾아 근력 강화 치료를 받으며 재발을 방지하고 있다.

박 원장은 “손발 저림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목 디스크, 허리 디스크, 척추협착증과 관계가 있다”며 “드물게는 뇌혈관, 말초혈관과도 관련이 있는 경우가 있어 정확한 감별진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엉치뼈의 통증과 저림을 느끼는 경우 엉덩이 근육, 관절의 이상도 있지만 대부분 허리 디스크나 협착증이다. 디스크는 쉽게 말해 허리뼈 사이의 물렁뼈로 스프링, 쿠션같이 우리 몸의 완충작용을 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디스크가 손상되면서 엉덩이, 다리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협착증의 주요 증상은 허리가 한 번에 안 펴지는 증상, 시큰한 통증, 엉덩이의 찌릿한 통증, 발과 다리의 저림, 땅기는 통증 등이다. 이 외에도 목 디스크는 목덜미와 어깨 통증, 뒷머리 및 팔과 손가락의 저림, 손목의 방사통 등의 통증이 있다.

상처는 작고 회복 기간은 빨라


척추질환 치료에도 위, 대장 내시경처럼 척추 내시경과 현미경 등의 첨단 의료기기를 활용하는 추세다. 질환 초기에는 약물·주사 치료, 재활요법, 물리치료 등을 하지만 엉치뼈가 시큰거리고 팔다리의 저림이 계속되는 경우엔 MRI 등으로 정밀 진단 후에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술이나 수술을 해야 한다.

기존에는 내시경이 들어가는 1개의 구멍만 뚫어 내시경만 삽입할 수 있어 미세 드릴 같은 치료 도구의 추가 삽입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2포트 내시경 척추 수술’이 새롭게 등장했다.

박 원장은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약 10% 이하이다. 대부분 환자는 비수술로 치료하지만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에는 2포트 내시경 척추 수술이나 내시경 미세침습 치료법으로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즉 기존 전신 마취하에 크게 절개해 척추 나사못으로 고정을 했던 수술들을 이제 부분 마취하에 치료해 상처를 최소화하고 회복기간은 줄어든 것이다.

특히 2포트 내시경 척추 수술은 통증 부위에 내시경을 넣고 의사의 눈으로 직접 보면서 눌려있는 신경을 직접 풀어준다. 이는 엑스레이 등 영상장비를 활용하지 않고 의사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며 손상된 디스크 조각을 제거하거나 눌려있는 신경을 풀어 정확히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내시경 미세침습 치료법’은 병변 부위에 1cm가 안 되는 2개의 미세한 구멍을 내고 한 곳에는 내시경을, 다른 한 곳에는 치료도구를 삽입해 실시간으로 의사에게 전송되는 내시경 영상을 보며 하는 치료다. 0.2∼0.8cm 정도의 미세한 절개로 내시경을 통해 눌려 있는 신경을 직접 보면서 정확하게 디스크의 신경 눌림 등을 해결할 수 있다. 시술시간은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한 시간 내외다. 이 치료법은 최소한의 절개로 조직 손상이 적어 회복도 빠르다. 입원기간도 3, 4일 정도로 짧으며 출혈이 적고 합병증 위험도 상대적으로 적다.

박 원장은 “손발의 저림, 마비 증상이 나타나면 초기가 아니므로 내시경 시술이나 현미경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목과 허리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정지혜 기자 chiae@donga.com

■ 협착증은 …

남성보다 여성의 발생률이 2배 정도 높고 50세 이상 폐경기 이후에 많이 나타난다. 주로 인대나 뼈가 굵어져서 척추 통로를 지나는 신경을 압박해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이다. 우리가 말하는 일반적인 척추 탈출성 디스크와 증상이 흡사해 감별진단이 중요하다.

■ 협착증의 주요 증상

- 허리를 펴거나 걸을 때 통증이 나타난다.
- 통증에 의해 점점 걷는 거리가 줄어든다.
- 엉치뼈 또는 허벅지, 종아리, 발끝이 저리거나 아프고 땅긴다.
- 다리 근육이 가늘어지고 힘이 약해진다.
- 종아리에 근육 경련이 자주 일어난다.


#척추 신경관협착증#엉치뼈#내시경 수술#pmc박병원 척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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