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거 꿈 이룬 켈리… 4년 최대 162억원 ‘잭팟’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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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와 2년 61억원 보장받고 2년 뒤엔 구단이 옵션 갖는 계약
KBO 거친 뒤 ML 데뷔 희귀 사례
힐만 전 감독은 마이애미 코치로

오른손 투수 메릴 켈리(30)가 2015년 KBO리그에 온 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그해 켈리는 계약금과 연봉을 합해 35만 달러(약 3억9000만 원)에 SK에 입단했다. 1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에 비하면 헐값 계약이었다. 하지만 2010년 탬파베이와 계약한 뒤 5시즌 동안 마이너리그에서만 뛴 켈리는 미국에선 연간 채 10만 달러도 벌지 못하던 투수였다.

켈리의 당초 계획은 1, 2년간 한국에서 돈을 번 뒤 메이저리그에 재도전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매년 좋은 성적을 내면서 SK와 계약을 연장했다. 데뷔 첫해 11승을 거두더니 2016년과 2017년에는 9승과 16승을 따냈다. 올해 연봉은 140만 달러(약 15억6000만 원)까지 뛰었다.

올 시즌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켈리가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에 입성한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과 야후스포츠 등은 켈리가 애리조나와 다년 계약에 합의했다고 5일 일제히 보도했다.

메이저리거로서의 명예뿐 아니라 부도 얻게 됐다. 야후스포츠 제프 패선 기자에 따르면 켈리는 2019년 200만 달러, 2020년 300만 달러 등 향후 2년간 550만 달러(약 61억3000만 원·계약금 50만 달러 추정)의 연봉을 보장받는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구단이 옵션을 갖는다. 구단이 계약을 연장하려면 2021년 425만 달러, 2022년 525만 달러를 지급해야 한다. 4년간 최대 1450만 달러(약 162억 원)로 확대될 수 있는 계약이다.

미국에서는 무척 희귀한 계약 사례로 꼽힌다. 이전까지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아본 적이 없던 미국 선수가 KBO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경우이기 때문이다.

켈리는 당장 내년 시즌부터 애리조나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꼽히던 패트릭 코빈이 워싱턴으로 떠났고, 타이후안 워커가 팔꿈치 수술을 받아 재활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애리조나는 이날 구단 홈페이지에 ‘웰컴 홈(집에 온 걸 환영해)’이라는 배너를 걸고 켈리의 계약 사실을 알렸다.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출신인 켈리는 애리조나주립대를 졸업한 ‘애리조나맨’이다. MLB.com은 “타고투저의 KBO리그에서 4년간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거뒀다. 마이너리그 시절 단조로운 구종에 구속도 빠르지 않았지만 KBO리그에서는 최고 시속 156km의 강속구에 다양한 변화구를 던졌다”고 소개했다.

KBO리그에서 실력이 일취월장한 켈리는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 등 5개의 구종을 자유자재로 던진다.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등에서 뛰었던 LG 김현수는 “켈리는 좋은 공을 갖고 있다. 익숙한 환경까지 고려하면 성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지휘하고 미국으로 떠난 트레이 힐만 감독은 마이애미 코치로 메이저리그에 복귀한다. 미국 일간지 마이애미 헤럴드의 클라크 스펜서 기자는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에 “캔자스시티 감독을 지냈던 힐만 감독이 돈 매팅리 감독이 지휘하는 마이애미의 1루 코치가 된다”고 밝혔다. 힐만 감독은 LA 다저스 시절 매팅리 감독 밑에서 벤치코치를 지낸 적이 있다. 현재 고향인 텍사스에 머물고 있는 힐만 감독은 SK 구단 페이스북을 통해 “SK 팬들의 감독이어서 2년간 너무 행복했다. 여러분의 도움이 없었다면 우승은 없었을 것”이라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메릴 켈리#sk 와이번스#메이저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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