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 우주로 보내는 우주장(宇宙葬) 미국서 세계 첫 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4일 2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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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한 유골 재 소형 캡슐에 담아 로켓으로 발사
일본인 30명 포함 150명, 3일 사상 최초의 우주장

화장(火葬)한 유골 재를 소형 캡슐에 담아 로켓으로 쏘아 올리는 우주장(宇宙葬)이 세계 최초로 미국에서 이뤄졌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3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는 일본인 30명을 포함한 150명의 망자에 대한 우주장이 치러졌다. 이들의 유골 재는 1㎝ 크기의 정육면체 캡슐에 담긴 상태로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10㎝인 초소형 위성 ‘엘리시움 스타2’에 실렸다. 그리고 이 위성은 미국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로켓 ‘팰컨9’에 실려 이날 우주로 발사됐다. ‘은하철도 999’ 등 우주를 무대로 한 작품으로 유명한 일본인 만화가 마쓰모토 레이지 씨(80)도 자신의 손톱 일부를 잘라 캡슐에 담는 방식으로 생전장(生前葬)을 치렀다. 캡슐 1개의 비용은 2500달러(약 276만 원) 정도다.

일본인 유족들은 로켓 발사 장면을 인터넷 생중계로 지켜봤다. 37세의 나이로 숨진 딸의 유골 재를 위성에 실은 아버지 간바라 겐지 씨(80)는 “(우주장을 치러 달라는) 딸과의 약속을 12년 늦게나마 지킬 수 있게 돼 가슴이 벅차다. 상냥하고 배려심 많은 딸이었으니 우주에서 우리 가족을 지켜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위성의 위치를 알 수 있다. 위성은 지상 550㎞ 높이의 궤도를 수년 동안 돌다 대기권으로 진입하면서 연소된다.

우주장을 선보인 미국의 위성 제조업체 엘리시움스페이스 대표 대표 시바이트는 “우주장 프로젝트를 매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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