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입성한 ‘7인의 오바마 키즈’… 트럼프정부 저격수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앤디 김-맬리나우스키 등 행정부서 외교-인권 업무 경험
실용 감각 지닌 베테랑 초선들… 초당적 정책 산파 역할도 기대


“국가안보와 외교정책 분야 경력자로서 의회 외교정책의 리더가 되길 희망한다.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일하고 싶다.”

지난달 6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3선에 도전한 현역 공화당 의원 톰 맥아더를 꺾은 한인 2세 정치 신인 앤디 김 당선자(뉴저지 제3선거구·민주)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신이다. 그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미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지낸 ‘중동 전문가’다.

김 당선자만이 아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간선거에서 워싱턴 미 연방하원에 진출한 초선 의원 중 7명이 오바마 대통령을 위해 일한 적이 있다”며 “‘오바마 동문(Obama Alumni)’이 초선 의원으로 워싱턴에 돌아왔다”고 전했다.

○ ‘오바마 유산 지킴이’ 7인의 ‘오바마 동문들’

내년 1월 3일 개원하는 워싱턴 연방하원에 전직 행정부 출신 초선 의원 10여 명이 입성한다. 이들 대부분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이나 부처에 소속돼 의회 등을 오가며 북한, 중동 등의 외교 현안과 건강보험 개혁 등을 다룬 ‘베테랑 초선’들이다.

김 당선자와 함께 뉴저지주의 ‘블루 웨이브’를 이끈 톰 맬리나우스키 당선자(뉴저지 제7선거구)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국무부 차관보로 일하면서 북한 인권 문제를 주도적으로 다뤘다. 중앙정보국(CIA) 출신인 엘리사 슬롯킨 당선자(미시간 제8선거구)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차관보로 지명됐다. 이라크에서 세 차례 근무하며 대(對)이슬람국가(IS) 전략 수립에 기여한 ‘외교 안보통’이다.

슬롯킨 당선자와 함께 미시간주 오클랜드 카운티 지역에서 1930년대 이후 처음으로 공화당 의원의 이름을 지운 헤일리 스티븐스 당선자(미시간 제11선거구)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재무부 산하 자동차산업 대통령 태스크포스 위원장 비서실장을 맡았던 산업 전문가다. 오바마 캠프에서 일하며 상원 청문회를 담당하는 등 의회를 상대한 경험도 풍부하다.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안) 수호자들도 상당수 포진했다. 도나 섈레일라 당선자(플로리다 제27선거구)는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보건장관을 지내며 오바마케어의 주춧돌을 놓아 ‘범오바마 동문’으로 분류된다. 로런 언더우드(일리노이 제14선거구)는 간호사 출신으로 보건후생부 정책조정관을 지낸 ‘오바마케어’ 지지자다.

미식축구 선수 출신으로 공화당 텃밭 텍사스에서 민주당 돌풍을 일으킨 콜린 올레드 당선자(텍사스 제32선거구)도 오바마 행정부 주택도시개발부 법률자문관 특별보좌관, 백악관 스태프로 일했다. 의회 감사를 처리한 경험이 풍부해 새 의회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저격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진보적이지만 실용적” 초당적 정책 산파 역할도 기대

민주당 후보들은 중간선거에서 처방약값 인하, 건강보험 대상 확대, 인프라 투자 확대, 트럼프 대통령 조사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선거 기간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원 사격을 받은 오바마 동문들이 ‘오바마 유산’ 지키기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맬리나우스키 당선자는 “모든 기관과 규범이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 미약하게나마 워싱턴에 교두보를 얻었다”며 “이 선거는 나라를 바꾸기 위한 게 아니라 나라를 구하기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오바마 동문들은 진보적이지만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테즈(뉴욕)나 일한 오마르(미네소타) 등 급진적 성향을 보이는 민주당 초선 의원들과는 달리 실용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선임고문으로 일했던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이 그룹은 경험 외에 정부 철학까지 가져올 것”이라며 “진보적이지만 실용적이며 결과 지향적”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동문들이 풍부한 행정 경험과 여야 인맥을 살려 초당적 정책의 산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김 당선자와 슬롯킨 당선자는 모두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오바마#트럼프정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