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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 해결하고 수익도 올리고… 떠오르는 임팩트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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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 해결하고 수익도 올리고… 떠오르는 임팩트금융

김재영기자 입력 2018-12-04 03:00수정 2018-12-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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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금융이 강한 경제 만든다]3부 이제는 ‘포용적 금융’ 시대
<3> ‘공익과 수익’ 두 마리 토끼 잡아라
지난달 프랑스 파리 외곽의 몽트뢰유. 프랑스에서도 빈곤층 비율이 가장 높은 이 지역의 한 가게에는 로코코풍의 멋진 가구들이 전시돼 있었다. 사회적 기업 ‘라콜렉트리’가 버려진 가구를 예술품으로 재탄생시켜 판매하는 곳이다. 2012년 동네 주민들의 자원봉사로 출발한 라콜렉트리는 이제 연매출 10억 원이 넘는 어엿한 기업이자 동네 명소로 거듭났다.

라콜렉트리의 세브린 벨레크 대표는 “돈 한 푼 없이 시작했지만 ‘사회연대은행’으로 불리는 임팩트금융의 투자로 이만큼 성장했다”며 “돈을 빌리기 위해선 사업 계획이 사회에 보탬이 돼야 하고 구체적인 자금 회수 계획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수익 창출을 최우선 가치로 두던 투자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수익도 올리는 ‘임팩트금융’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단순한 기부나 퍼주기식 복지를 넘어 사업성을 갖춘 투자를 통해 지속 가능한 복지를 추구하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익률만 좇는 투자에 대한 반성으로 사회적 가치도 투자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 공익과 수익, 두 마리 토끼 잡는 ‘임팩트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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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럽 등 금융 선진국을 중심으로 임팩트금융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임팩트투자네트워크(GIIN)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임팩트금융 운용자산 규모는 2281억 달러(약 258조 원)로 지난해(1137억 달러)보다 두 배로 늘었다. 지난해 실제 집행된 투자금액은 355억2600만 달러(약 40조 원)로 1년 전보다 60.4% 증가했다.

임팩트투자 운용자산의 47%가 몰려있는 미국은 민간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임팩트금융이 발전했다. 미국 어큐먼펀드는 2001년 설립 이후 저개발국가에 물, 식량, 의약품을 싸게 공급하는 사회적 기업들에 투자하고 있다. 투자 수익률도 연평균 7%를 넘는다.

영국은 2012년 정부 주도로 사회투자 도매은행인 ‘빅소사이어티캐피털(BSC)’을 출범시켰다. 시중은행의 휴면예금 4억 파운드(약 5760억 원)로 조성한 기금에다 은행권과 각종 단체의 기부가 더해져 지난해 말 BSC의 재원은 11억 파운드(약 1조5800억 원)로 늘었다.

프랑스에서는 임팩트금융의 선두 기업으로 불리는 ‘아디’가 내년 출범 30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말까지 아디에서 돈을 빌려간 사람만 20만6896명, 아디의 지원으로 14만4163개의 기업이 생겨났다. 마리 귀요 아디 부사장은 “대출자의 84%가 대출을 갚은 뒤 사업을 잘 유지하고 있다”며 “사회단체와 민간 금융사의 역할이 합쳐져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고 말했다.

임팩트금융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사례도 많다. 영국에선 민간 투자금을 수감자 재활사업에 투자해 재범률을 낮췄고 투자자들도 연 3%의 수익률을 올렸다. 인도에서도 노상 배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가의 이동식 화장실에 투자해 1000만 명이 혜택을 봤다.

○ 한국은 아직 걸음마… 민간 투자 역량 키워야

한국의 임팩트금융은 약 1500억 원 규모로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다. 정부가 투자에 나선 데다 민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내년에는 30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월에는 국내 최초의 임팩트금융 민간 플랫폼인 ‘한국임팩트금융’이 출범했고 올해 2월에는 민관 협력기구인 ‘임팩트금융자문위원회’가 발족했다. 정부는 올해 초 임팩트금융 활성화 방안도 내놨다. 앞으로 5년간 3000억 원 규모의 한국형 사회가치기금을 만드는 내용 등이 담겼다. 9월에는 한국성장금융을 중심으로 200억 원 규모의 ‘임팩트투자 펀드’가 국내 최초로 조성돼 투자를 시작했다.

임팩트투자를 발판으로 성장한 기업도 속속 나오고 있다. 국내 최대 카셰어링업체 쏘카는 한국사회투자에서 40억 원을 대출 형태로 투자받은 뒤 창업 7년 만에 기업가치가 7000억 원을 넘어서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인 비상장기업)을 바라보고 있다.

청년층 주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공유주택 사업을 하는 ‘우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광고 플랫폼을 구축한 ‘제로웹’, 동네 주민의 물품거래 및 정보교환을 돕는 ‘당근마켓’ 등의 기업도 임팩트투자를 받아 사업이 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한국의 임팩트금융은 정부 주도로만 이뤄진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초기에는 정부가 투자 마중물을 제공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민간의 투자 역량을 강화하고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종수 한국임팩트금융 대표는 “정부가 직접 시장에 관여하기보다 법이나 제도, 생태계를 마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미국처럼 임팩트금융에 투자하는 민간 투자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방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 특별취재팀

▽팀장 정임수 경제부 차장 imsoo@donga.com
▽경제부 김재영 조은아, 런던=김성모, 시드니·멜버른=박성민, 싱가포르=이건혁, 호찌민·프놈펜=최혜령 기자
▽특파원 뉴욕=박용, 실리콘밸리=황규락, 파리=동정민, 베이징=윤완준, 도쿄=김범석
#임팩트금융#금융#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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