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걷기는 인생과 닮았다” 배우 하정우의 걷기 예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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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사람, 하정우/하정우 지음/296쪽·1만5500원·문학동네

배우 하정우(40)에게 걷기는 곧 인생이다. 갈 길을 스스로 선택해서 걷는 것, 보폭을 알고 무리해서 걷지 않는 것, 내 숨으로 온전히 걷는 것. 그는 “걷기에서 잊지 않아야 할 것들은 묘하게도 인생과 이토록 닮았다”고 말한다.

에세이집에는 그가 무명배우 시절부터 1000만 배우로 거듭나기까지 서울을 걸었던 기억, 걷기에 대한 애정, 노하우 등이 담겼다. 2011년 그림에 관한 에세이집 ‘하정우, 느낌있다’ 이후 7년 만이다.

그는 하루에 최대 10만 보까지 걷는 유별난 ‘걷기 마니아’다. 손목에 걸음수를 체크하는 밴드를 차고 다니며 걷기 모임 친구들과 걸음수를 공유한다. “강남에서 홍대까지 1만6000보 정도면 간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차로 몇 분 거리’ ‘몇 킬로미터’가 아니라 ‘도보로 몇 분’이 더 익숙하다.

“돌아보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오직 걷기밖에 없는 것만 같았던 시절도 있었다. 걷기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것만 같았던 과거의 어느 막막한 날에도, 이따금 잠까지 줄여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지금도 꾸준히 나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영화 속에서 ‘먹방’으로 유명한 그는 “걷기를 즐기지 않았더라면 150kg은 넘었을 것 같다”고 말한다. 영화감독, 배우로서 흥행에 부담감을 느낄 때마다 걷기를 통해 마음을 다잡았다. 하늘, 노을, 새벽 걷기의 쉼터이자 간이카페가 되어 주는 한강 편의점 등 길 위의 풍경을 담담하게 그렸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걷는 사람 하정우#하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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