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050년 세계 첫 ‘탄소제로 사회’ 실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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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배출-포집량 ‘제로’ 목표… 태양광-풍력 등 80%까지 확대

유럽연합(EU)은 내달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리는 제24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를 닷새 앞둔 28일 “2050년까지 유럽을 세계 첫 ‘기후 중립국’으로 만들겠다”는 새로운 계획을 발표했다. 기후 중립국은 탄소 순배출량이 ‘0’인 국가를 말한다.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것은 물론이고 유럽 전체의 탄소 배출량과 탄소 포집량을 같은 수준으로 맞춰 2050년부터는 유럽에서 더 이상 추가적인 온실가스 배출이 없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후 중립국을 실현하기 위해 EU는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을 전체 수요전력의 80%까지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의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도 기존 40%에서 45%로 확대한다. 미겔 카녜테 EU 기후판무관은 “최근 기후변화가 급격해지고 있고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선 이전보다 더 강력한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U는 세계 탄소 배출량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지난달 초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는 산업화 이전 대비 2100년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도 이하로 낮추자는 내용의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가 195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승인되기도 했다.

27일(현지 시간) 공개된 유엔의 ‘탄소 배출량 격차 보고서 2018’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탄소 배출량은 전년보다 70억 t 늘어난 535억 t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4년 517억 t에서 2016년 519억 t으로 3년간 2억 t이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매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유엔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1년 만에 3.7%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유엔의 탄소 배출량 격차 보고서는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이 모여 각국의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행이 잘 되고 있는지 매년 평가하는 중간점검 성격의 보고서다. 한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탄소 배출량이 많은 미국과 함께 ‘노력 부족국’에 꼽혔다. 유럽과 아르헨티나, 호주,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도 현재보다 더 큰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탄소 배출량에서 가장 큰 비중(27%)을 차지하는 중국은 일본, 브라질과 함께 파리협약 감축 목표 달성을 향해 양호하게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모든 국가가 파리협약에 따른 국가별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2100년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하로, 최대 1.5도 이하로 낮추겠다’는 파리협약의 궁극적인 목표가 실현될 수 없다는 점이다. 유엔은 2100년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제한하려면 2020년 이후에는 세계 탄소 배출량이 감소세로 접어들어야 하고, 2030년에는 현재보다 55% 줄어든 240억 t까지 줄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모든 국가가 파리협약에 따른 탄소 감축 목표를 최대로 달성하더라도 2030년 탄소 배출량은 530억 t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과 현실의 격차가 무려 290억 t에 이르는 셈이다. 이에 따라 탄소 감축뿐만 아니라 이미 배출된 탄소를 적극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유럽연합#탄소 배출량#기후 중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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