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전광석화 대응… 이승모 살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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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준PO 공중충돌 뒤 떨어져… 목 꺾여 의식 잃자 바로 경기중단
사고 1분 만에 심폐소생술-구급차… 위기 넘기고 경추 미세골절 치료 중

심판과 의료진의 재빠른 심폐소생술 덕분에 의식을 되찾은 이승모. 광주의 한 병원에 입원한 그는 29일 “빠르게 회복해 그라운드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광주FC 제공
심판과 의료진의 재빠른 심폐소생술 덕분에 의식을 되찾은 이승모. 광주의 한 병원에 입원한 그는 29일 “빠르게 회복해 그라운드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광주FC 제공
프로축구 대전과 광주의 K리그2(2부) 준플레이오프가 열린 28일 대전월드컵경기장. 전반 3분. 공중볼 다툼을 벌이기 위해 뛰어오른 광주 이승모(20)는 상대 선수와 부딪치면서 균형을 잃었다. 공중에서 한 바퀴를 돈 그는 머리부터 땅에 떨어져 목이 크게 꺾였다. 방송 중계 화면에는 의식을 잃은 그의 팔과 다리가 접힌 채로 경직된 모습이 담겼다.

“이승모의 목에 경련이 일어나는 것이 보였다. 바로 경기를 중단하고 선수에게 달려갔다.” 주심이었던 김희곤 심판(33)은 29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상황을 되짚었다. 그는 손을 흔들어 의료진을 호출한 뒤 이승모의 고개를 뒤로 젖혀 기도를 확보했다. 이후 광주 의료진이 사고 발생 18초 만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광주 선수들은 혈액 순환을 돕기 위해 이승모의 다리를 흔들었다. 심판과 의료진의 발 빠른 대처 속에 이승모는 의식을 되찾고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고 발생 1분 만에 그라운드에 들어온 구급차는 이승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급성 심정지 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킨 심판 등이 이승모의 생명을 구한 순간이다.

이승모는 현재 광주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다. 광주 관계자는 “검진 결과 경추 미세골절과 손가락 골절이 확인돼 2, 3개월간 치료가 필요하다. 심폐소생술 덕분에 뇌 손상 등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승모는 “빠르게 회복해 그라운드에 복귀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16년부터 매년 심판 겨울교육 때 심폐소생술을 실습시키고 있으며 사고 시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안방 팀은 항상 구급차를 대기시키고 있다.

급성 심정지 환자에 대한 심폐소생술은 4∼5분 내에 이뤄져야 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심정지로 5분 이상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 사망할 수 있다. 골든타임 내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면 생존율을 3배 이상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프로축구#k리그2#광주#이승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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