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나온 한유총 “유치원 3법 통과땐 폐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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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명 광화문광장 시위…일부 유치원 할당 채우려 알바 동원
“유아교육법 개정안 통과시켜야” 학부모단체는 맞불 회견 열어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 총궐기대회에 모인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유치원 3법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유총은 “유치원 3법이 통과되면 사립유치원 모두 폐원하겠다”고 주장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 총궐기대회에 모인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유치원 3법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유총은 “유치원 3법이 통과되면 사립유치원 모두 폐원하겠다”고 주장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사립유치원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용진 3법 반대를 위한 전국 사립유치원 교육자 및 학부모 대표 총궐기대회’를 열고 박용진 3법이 통과되면 모든 사립유치원이 폐원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집회는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다음 달 3일 국회의원 박용진 3법을 심사·처리하기로 하자 한유총이 막바지 실력 행사에 들어간 것이다. 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 학교급식법 개정안으로 구성된 박용진 3법은 사립유치원의 국가교육회계시스템 참여 의무화, 누리과정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바꿔 비리 적발 시 처벌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한유총은 “우리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박용진 3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결의를 통해 모든 사립유치원이 즉각 폐원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덕선 비상대책위원장은 “박용진 3법은 자유민주주의 기본인 개인 재산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악법”이라며 “정부는 사립유치원에 시설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26일 기준 폐원 의사를 밝힌 유치원은 전국적으로 85곳이다.

행사에 참가한 유치원 교사들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교사 손모 씨(25)는 “몰상식한 몇몇 유치원 때문에 다른 분들까지 마녀사냥을 당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사 강모 씨(23·여)는 “나한테는 유치원이 직장인데 너무 비리로만 몰아간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유치원) 설립자 개인·사유재산 존중하라’ ‘누리과정비 지원은 학부모에게 직접 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주로 검은색 복장을 하고 이날 모인 인원은 주최 측 추산 1만2000명, 경찰 추산 5000명이다. 한유총은 이날 집회에 앞서 각 유치원에 원장과 설립자, 학부모는 2명 이상 참석하라는 문자를 보냈다. 일부 유치원은 한유총이 내린 학부모 참석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알바를 동원하기도 했다.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한유총은 이날 행사장에서 불우이웃돕기 모금을 진행했다.

학부모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기국회 막바지로 ‘유아교육 정상화’를 위한 골든타임도 얼마 남지 않았다”며 유아교육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최예나 yena@donga.com·이지훈 기자
#유치원#사립유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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