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류광준]성공적 혁신성장동력 창출, 과학기술혁신으로 답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류광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책국장

내년도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안은 올해 대비 3.7% 늘어난 약 20조4000억 원으로 사상 처음 20조 원을 넘어섰다. 이제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그 성과들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창출될 수 있도록 새로운 접근 방식의 전략적 모색이 필요하다. 특히 연구하기 좋은 여건, 인재가 자랄 수 있는 인프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혁신성장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임무기반 정책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과학기술 관련 부처·기관들과 몇 가지 점에 있어 함께 노력해 나가려 한다.

첫째, 새로운 혁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노력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성장 영역을 적극적으로 만드는 것은 미래에 성장 기회가 있을 수 있는 분야에 대한 기업의 기대를 증대시킴으로써 비즈니스 투자를 유인할 수 있다. 아이폰의 시리(SIRI)와 인터넷은 미 국방부 산하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GPS는 미 해군, 터치스크린 기술은 중앙정보국(CIA) 등 연방정부의 R&D투자로 탄생된 기술들이다. 이러한 기술들은 단지 기존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을 넘어 혁신에 걸림돌이 되는 대형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임무기반의 대형 연구개발 프로젝트 과정에서 나온성과물들이다.

둘째, 적극적으로 혁신 창출물에 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시장을 형성하는 신산업 분야에 대한 규제 정립이 매우 중요하며,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고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미국이 국제 경쟁력을 지닌 항공우주산업, 유전공학 및 의약품 분야 등의 산업은 공공자금으로 조달된 연구개발을 거쳐 공공조달을 통해 개발된 기술 내지는 제품을 그 근간으로 하고 있다.

셋째, 적극적인 민·관 파트너십을 통해 함께 전략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혁신성장동력 창출은 정부와 민간이 함께 협력할 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난해 말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는 ‘영역 합의(Sector Deal)’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산업 영역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대신에 영역의 전문가들이 모여 해당 분야의 도전적인 내용을 담은 아이템을 제시하고 논의한다. 현재까지 영국 정부는 산업계와 함께 자동차, 생명과학, 창조산업, 인공지능, 건설, 원자력의 6개 영역에 대한 합의를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이러한 파트너십을 다른 부분으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표명하며 협력하고 있다.

11월 14일 정부는 경제와 사회부처는 물론이고 문화와 안보 관련 부처까지 총 13개 부처가 참여하는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11년 만에 부활시켰다. R&D 혁신의 신속한 실행, 혁신성장 지원, 국민생활 문제 해결을 통해 과학기술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혁신성장을 도모하며 혁신 친화적인 국가를 실현하는 ‘과학기술 기반의 국정운영’을 비전으로 설정하고 있다. 정부는 더 과감하게 국가 차원의 임무지향형 정책 목표 설정과 시스템적 접근으로의 정책 전환을 통해 과학기술 기반의 혁신국가를 실현하고자 꾸준히 노력해나갈 것이다.

류광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책국장
#중소벤처기업#기업#기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