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체제후 유엔군 주둔 논의해봐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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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궈훙 주한 중국대사
화정 국가대전략 월례강좌 강연

“미래에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전환된 이후에는 연합군(유엔군)이 계속 주둔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반드시 다뤄져야 할 것이다.”

추궈훙(邱國洪·사진) 주한 중국대사는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이사장 남시욱)가 연 제17회 화정국가대전략 월례강좌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이같이 밝혔다. 중국 정부 인사가 평화협정 체결 후 유엔군 주둔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추 대사는 한반도 문제와 한중 관계를 주제로 한 강연 중 ‘한반도 비핵화가 이뤄지면 주한미군은 철수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한국 국민들이 계속 (미군 주둔을) 원한다면 반대할 생각이 없다. 하지만 이는 중국 정부의 입장”이라며 “한반도에 미군이 주둔하게 된 연원은 한국전쟁이었다. 주한미군 철수 질문은 전쟁의 잔재와 양자 동맹 문제 둘로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향후 평화체제 전환 시 유엔군뿐만 아니라 주한미군의 지속 주둔 문제도 논의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추 대사는 “원칙적으로 일국의 군대가 다른 국가에 주둔하는 것을 찬성하지 않지만 동맹의 역사적 배경을 존중한다. 다만, 제3국(중국) 안보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을 중국이 조종한다는 이른바 ‘중국 배후론’에 대해선 “아무런 근거가 없다. 중국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능력이 없다”고 했다. 최근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회담에 대해선 “지금 북-미 간의 어떤 문제 때문에 회담이 이뤄지지 않는지는 갈등의 원인을 모른다”고 말을 아꼈다.

추 대사는 “북한이 전향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철회를 미국에 요청할 것이냐”는 질의엔 “질문할 필요가 있나? 당연한 이야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드 배치 갈등으로 중국인 한국 방문 관광객이 급감했는데 그 원인을 중국 정부 조치 때문이라고 하는 것은 과장된 보도”라며 “면세점 쇼핑 등은 한국이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장기적 매력 포인트로 부족하다. 좀 더 좋은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한반도 평화체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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