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판대 산산조각… ‘노란 조끼’에 한숨짓는 佛상인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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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노란 조끼 2차 시위… 샹젤리제 가게 3곳중 2곳 파손
12월 1일 3차 시위 예고돼 비상

노란 조끼 시위 하루 뒤인 25일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불도저가 시위대들의 바리케이드로 사용됐던 각종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다. 바리케이드에 마크롱 대통령은 사임하라고 적혀 있다. 파리=AP 뉴시스
노란 조끼 시위 하루 뒤인 25일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불도저가 시위대들의 바리케이드로 사용됐던 각종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다. 바리케이드에 마크롱 대통령은 사임하라고 적혀 있다. 파리=AP 뉴시스
“예상했어요. 늘 끝이 이렇거든요.”

25일 오전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가판대를 운영하는 모 뷔달 씨는 허탈한 표정으로 가게 앞에서 일간 르파리지앵과 인터뷰를 했다. 뷔달 씨의 가판대 계산대는 전날 유류세 인상에 반대하는 이른바 ‘노란 조끼’ 시위대들에 의해 산산조각이 났다.

17일 전국적으로 ‘노란 조끼’ 시위대 28만 명이 몰려나온 데 이어 24일 10만여 명의 2차 시위가 이어지면서 프랑스 전역이 홍역을 앓고 있다. 22일 저녁부터 크리스마스를 맞아 거리 2.2km 구간 400개의 나무에 화려한 트리 조명과 장식을 한 샹젤리제 거리는 이틀 뒤 폐허가 됐다. 8000여 명의 시위대가 몰려들면서 샹젤리제 거리 가게 3곳 중 2곳이 파손됐다고 샹젤리제 상점 위원회가 밝혔다. 가게 유리창은 깨지거나 낙서로 얼룩지고 테라스에 내놓은 식당 의자가 시위 도구로 쓰이면서 시위 다음 날인 일요일에도 영업을 하지 못하는 가게가 속출했다. 24일 오전 시위대를 피해 뒷문으로 손님을 대피시켜야 했던 대형 알자스 음식점 주인 프랑크 슈발리에 씨는 “주말에는 24시간 영업을 하는데 일요일엔 8시간밖에 영업을 하지 못해 5만 유로(약 6450만 원)의 손실을 봤다”며 “가게 휴업으로 인한 운영 손실까지 보험회사가 보상해줄지 확신이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샹젤리제 거리 상인들은 지난주에 시위대들이 샹젤리제 시위를 예고했는데도 경찰이 거리에 있는 각종 화단이나 벤치들을 치우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고 원망한다.

지난주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에 이어 12월 크리스마스 대목을 앞둔 프랑스 업체들은 시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미 SNS에서는 12월 1일 샹젤리제 3차 시위 요청 글이 올라오고 있다. 샹젤리제 가게 주인들은 시위가 확정될 경우 폐쇄된 유령도시처럼 보여 관광객에게 나쁜 이미지를 주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창문 위에 판자를 붙여 유리창을 보호할 계획이다. 전국쇼핑센터협회(CNCC) 공트랑 튀링 회장은 “지난해 같은 날과 비교해 1차 시위 때는 매출의 40%, 2차 시위 때는 매출의 15%가 줄었다”며 “그러나 2차 시위가 벌어진 24일은 블랙프라이데이 주간이라 타격이 더 컸다”고 전했다. 마케팅 회사 닐슨에 따르면 17일 1차 시위 당일 전국 대형마트는 2억4200만 유로(약 3122억 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브뤼노 르메르 경제장관은 26일 소매업, 중소기업, 보험회사 대표 등을 불러 시위에 따른 경제 손실 대책을 논의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노란 조끼 2차 시위#샹젤리제 가게 3곳중 2곳 파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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