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복 할아버지는 벽장에서 오래된 무명 실타래를 꺼내든다. 할아버지가 아기였을 때 돌상에서 잡았던 실타래다. 그 실타래 속에는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할아버지는 사실 태어나기도 전부터 있었던 일들을 기억하고 있다. 고약한 저승 할망의 훼방 때문에 약한 몸으로 태어나게 됐지만, 삼신 할망은 수복 할아버지가 튼튼하게 자랄 수 있도록 곳곳에서 지켜줬기 때문이다. 생명이 태어나 어엿한 어른으로 자라기까지 필요한 수많은 정성을 우리의 전통 신화 속 삼신 할망과 저승 할망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통해 재미있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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