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역 폭행’ 진위 가리기도 전에…‘남혐·여혐’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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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15일 13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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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청원 31만명 돌파…경찰, 오늘부터 소환조사
“메갈X” 욕설 비하 주장에 “한남 커플” 비아냥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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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과 여성 일행의 마찰에서 비롯된 ‘이수역 폭행사건’을 놓고 경찰 수사를 통한 진위가 확인되기도 전에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여성이 폭행당했다는 주장에서 시작돼 반박글까지 등장하며 또다시 남성과 여성간 ‘성대결 구도’로 빠르게 번지는 모양새다.

서울 동작경찰서에 따르면 13일 오전 4시쯤 서울 동작구 지하철 7호선 이수역 인근의 한 주점에서 A씨(23) 등 남성 3명과 B씨(23) 등 여성 2명이 쌍방폭행 혐의로 입건됐다.

이 사건은 여성 일행 중 한 명으로 추정되는 이가 SNS에 글을 게시하면서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13일 오전 4시경 이수역의 한 맥주집에서 남성 5명이 먼저 시비를 걸어와 다툼이 생겼고, 폭행까지 당해 한 명은 뼈가 보일 정도로 심하게 두피가 찢어져 봉합수술을 받았다”는 내용의 글을 14일 게시했다.

작성자는 피를 닦은 것으로 보이는 휴지와 피가 묻은 운동화 등의 사진도 함께 게재했다.

이 작성자는 또 “최초 신고한 뒤 30분이 지나 경찰이 도착했고, 언니는 정신을 잃었다”면서 “남자들은 경찰 조사 중에도 위협과 협박을 했고 ‘손을 뗐을 뿐인데 혼자 넘어간 것’이며 ‘우리도 피해를 입었다’고 경찰에 얘기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구대로 이동하는 동안 언제 해코지를 당할 지 몰라 두려웠다”면서 “경찰, 형사 분들이 많았지만 두려움에 공감해 줄 여자경찰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같은날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도 같은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글에 따르면 사건 당시 여성들은 화장을 하지 않았고 머리가 짧았다. 이에 남성들이 ‘메갈X’ 이라며 욕설과 비하발언을 했고 폭행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해당 청원은 게시 하루만에 청와대의 공식 답변기준인 ‘30일간 20만명 이상 동의’를 충족했고, 낮 12시50분 현재 31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SNS에 올린 글과 청원 내용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퍼지면서 남성들을 향한 비판여론이 형성됐다. 특히 글 내용 중 ‘여혐’(여성혐오)에 관한 내용이 있었고 피를 흘린 사진 등이 함께 게재되면서 분노를 키웠다.

일방적으로 남성들을 가해자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도 없지 않았다. ‘남성 쪽의 이야기도 들어봐야 한다’, ‘경찰 조사가 나와봐야 한다’는 등의 내용에 ‘여성 쪽이 잘못을 했을 것’이라는 등 남녀 대결을 부추기는 내용도 적지 않았다.

A씨 등은 사건 당일 새벽 경찰에 임의동행 후 약식 조사에서 ‘B씨 등이 시끄럽게 떠들었고, 먼저 휴대전화로 촬영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밤 여성 일행과 최초로 말싸움을 했다는 커플의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이가 인터넷에 B씨 측의 주장을 반박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작성자는 “남자친구와 술을 마시고 있는데 그들이 ‘한남(한국남자를 비하하는 인터넷 용어) 커플’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계속 비아냥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본 남자분들(A씨 일행)이 B씨 일행을 지적했고, 여성들이 남성들을 촬영하기 시작하면서 싸움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해당 게시글의 경우 익명으로 올라왔고 몇 시간 뒤 삭제돼 실제 당사자가 작성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한편 경찰은 이날부터 입건된 5명을 차례로 불러 자세한 사건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양측이 각자 피해사실을 주장하고 사진 등 증거도 제출하고 있다“면서 ”각각 제출한 증거자료들과 폐쇄회로(CC) TV 등을 분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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