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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大入 신뢰 위기 속 치르는 수능, ‘내 안의 숙명여고’는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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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大入 신뢰 위기 속 치르는 수능, ‘내 안의 숙명여고’는 없는가

동아일보입력 2018-11-14 00:00수정 2018-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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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다. 대학 입시에서는 단 한 명이라도 불이익을 받거나, 누구에게도 특혜가 주어져선 안 된다. 입시의 공정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은 그만큼 예민하고 특별하다. 그런 공정성을 기대하는 수험생들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숙명여고의 시험지 유출이 사실로 확인됐다. 올해 수능 수험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겁고 불안한 마음으로 시험을 맞을지 모른다.

작년 대입 정원의 76%를 뽑은 수시모집에서 학생부 위주 전형 비율은 86%를 차지했다. 대입 제도의 근간인 내신이 불신받으면 공정한 입시가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다. 숙명여고 사태를 부모의 이기심이나 그릇된 자식 사랑 탓으로 넘길 수만은 없다. 어느 한 고교에서 벌어진 비리 차원이 아니라 교육현장과 입시제도의 모순과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낸 상징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숙명여고 사례뿐만 아니다. 동아일보 조사 결과 공정한 입시를 뒤흔들 가능성이 있는 부실한 학사관리의 가능성은 곳곳에서 드러났다. 몇몇 성적이 좋은 학생에게 교내 상을 몰아주거나 수시 합격자를 늘리기 위해 공공연하게 학생부 부풀리기를 한 사례도 있었다. 드러나지 않은 학사 비리도 있을 것이다. 경쟁의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는 의심과 불신을 가질지도 모르는 수험생들의 마음이 걱정스럽다. 앞으로의 인생 동안 이어질 경쟁에서 잠깐 뒤처질 때마다 잠시의 실수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사회 공정성에 대한 회의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부에만 신경 쓰기도 벅찬 수험생들에게 내신 비리와 입시 불공정까지 걱정하게 만든 현실이 안타깝다.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은 자녀가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지 못해 늘 미안하고 안쓰럽던 터에 더욱 답답한 심경일 것이다. 그래도 내일 수험생들은 미래의 주역으로 거듭나기 위해 고난의 허들을 넘을 것이다. 마라톤 같은 인생에서 수능은 여러 고비 중 하나일 뿐 실패하면 끝나는 막다른 골목이 아니다. 그 고비를 넘고 미래로 나아갈 수험생들에게 학교와 사회가 믿을 만한 곳이라는 신뢰를 심어주는 일은 어른들의 몫이다. 입시 공정성에 대한 신뢰 회복이 그 첫걸음일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경쟁의 룰은 어떻게 돼도 상관없이 나만, 내 자식만 잘되면 된다는 저열한 의식, ‘내 안의 숙명여고’는 없는지 함께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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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공정성#숙명여고#내신 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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