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쌍둥이 퇴학·성적 0점처리 결정…전 교무부장 파면 건의”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1월 12일 16시 28분


코멘트
숙명여고 홈페이지
숙명여고 홈페이지
숙명여고는 시험 문제 유출 의혹 사건과 관련해 쌍둥이 자매의 퇴학을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숙명여고는 쌍둥이가 제출한 자퇴서 수리 여부를 두고 고심해 왔으나 학부모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가 요구해 온 퇴학으로 가닥을 잡은 것.

숙명여고는 이날 학교 홈페이지에 "본교는 본 사건을 수사해 온 수사기관 및 그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여, 교육청 및 전문가의 자문과 학부모회 임원회의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으며, 학업성적관리위원회와 선도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전 교무부장 자녀들의 성적 재산정(0점처리) 및 퇴학을 결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으며, 교육감 및 교육청과 협의하여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확정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절차에 따라 전 교무부장의 파면을 징계위원회에 건의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본교는 이번 일을 계기로 철저한 학사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하겠다"라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라고 사과했다.

시험 문제 유출 의혹 사건을 수사해왔던 서울수서경찰서는 이날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A 씨와 쌍둥이 자매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9월 숙명여고와 A 씨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결과 시험지 유출이 의심되는 정황증거를 다수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시험지 유출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수사 결과 쌍둥이가 만든 '암기장'에서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의 전 과목 정답을 메모해둔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1학년 1학기 기말고사 1과목, 1학년 2학기 중간고사·기말고사 각각 1과목, 2학년 1학기 중간고사 3과목,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12과목에서 정답이 유출된 것으로 봤다.

경찰에 따르면 쌍둥이 중 동생의 휴대전화에는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의 영어 서술형 문제 정답이 그대로 메모 돼 있었다. 경찰은 쌍둥이가 답안 목록을 잘 외우려고 키워드를 만들어둔 흔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쌍둥이가 실제 시험을 치른 시험지에서는 미리 외워온 정답 목록을 아주 작게 적어둔 흔적도 발견됐다.

한편 경찰은 A 씨를 교무부장 직위에서 배제하지 않아 시험지 유출을 방조한 혐의로 입건된 전 교장, 교감, 고사총괄 교사 3명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서울시교육청 및 학교 지침에 의해 A 씨를 정기고사 검토에서 배제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며 "하지만 해당 사실만으로 학업성적 관리업무를 방해한 방조범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 돼 불기소의견 송치했다"라고 설명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