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이 다른 음악경연… 목소리 신비의 세계 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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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아카펠라 음악쇼 채널A ‘보컬플레이’ 10일 첫 방송

채널A ‘보컬플레이’는 정통 아카펠라에 비트박스, 랩 등을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아카펠라 음악을 선보인다.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윤상은 “기획 의도가 매우 신선하다. 나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다”고 말했다. 채널A 제공
채널A ‘보컬플레이’는 정통 아카펠라에 비트박스, 랩 등을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아카펠라 음악을 선보인다.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윤상은 “기획 의도가 매우 신선하다. 나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다”고 말했다. 채널A 제공
“이게 다 사람 입으로 만든 소리라고?”

발라드부터 댄스, 힙합,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까지. 장르와 세대를 아우른 음악가들이 한바탕 축제를 벌인다. 한 가지 특별한 점은 모든 음악을 악기와 전자음의 도움 없이 목소리로만 만들어낸다는 것. 채널A가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아카펠라 음악 경연 프로그램 ‘보컬플레이’가 시청자를 찾아간다.

이탈리아어로 ‘교회당에서 하는 방식’이란 뜻을 가진 아카펠라는 정적이고 점잖은 음악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오늘날 세계 음악 시장에서 아카펠라는 가장 ‘힙’한 장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미국의 아카펠라 그룹 펜타토닉스만 봐도 알 수 있다. 미 NBC 아카펠라 경연 프로그램 ‘더 싱 오프’에서 1위를 차지하며 데뷔한 펜타토닉스는 빌보드200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슈스케(슈퍼스타K)’가 재능 있는 뮤지션을 발굴하는 프로그램이라면 ‘보컬플레이’는 아카펠라 장르 자체를 재조명하기 위한 프로그램입니다!”(전경남 PD)

‘보컬플레이’는 음악 경연의 최고 전문가가 맡아 기대를 더 높인다. Mnet의 간판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던 ‘슈스케’ 시리즈를 연출했던 전경남 PD가 진두지휘한다. 전 PD는 “잔인하고 ‘짠내’ 나는 경쟁이 없다는 것이 ‘보컬플레이’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매 경연에서 청중 투표로 한 팀의 MVP를 뽑긴 하지만, 한 팀의 우승자가 남을 때까지 무한 서바이벌 게임을 벌이던 기존의 음악 예능과 차별화했다. 전 PD는 “다양한 음악적 배경을 가진 뮤지션을 선보여 아카펠라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보컬플레이’의 목표”라고 말했다.

채널A ‘보컬플레이’는 정통 아카펠라에 비트박스, 랩 등을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아카펠라 음악을 선보인다. 사진은 진행을 맡은 노홍철(왼쪽)과 오상진. 채널A 제공
채널A ‘보컬플레이’는 정통 아카펠라에 비트박스, 랩 등을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아카펠라 음악을 선보인다. 사진은 진행을 맡은 노홍철(왼쪽)과 오상진. 채널A 제공
‘보컬플레이’는 아카펠라 그룹은 물론이고 솔로 보컬, 케이팝 아이돌, 비트박서, 래퍼 등 다양한 음악적 배경을 가진 이들로 16팀의 ‘플레이어’들을 선정했다. 모든 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뉴 아카펠라’를 추구하는 이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작곡가 윤상과 윤일상을 비롯해 가수 겸 DJ 뮤지, 아카펠라 보컬 그룹 스윗소로우가 프로듀서로 나선다. 이들은 참가자들이 누구인지 모른 채 오직 목소리만 듣고 팀을 선정하는 ‘블라인드 드래프트’ 과정을 거쳐 각각 4팀의 프로듀싱을 맡게 된다. 뮤지는 “예상치 못한 플레이어들과 함께 고정관념을 깨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방송인 노홍철과 아나운서 오상진이 진행을 맡는다.

한국에서는 아카펠라에 대해 ‘마냥 착한 음악’ 또는 ‘아름답지만 조금 지루한 음악’이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전 PD는 “10여 년째 아카펠라나 비트박스를 해오고 있는 출중한 음악가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며 “‘보컬플레이’를 계기로 아카펠라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의 숨은 실력자들이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흔히 ‘인간의 목소리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악기’라고 말한다. ‘보컬플레이’를 통해 ‘한국의 펜타토닉스’가 탄생할 수 있을까. 이들의 첫 무대는 10일 오후 10시 20분 채널A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채널a#보컬플레이#아카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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