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SK “웬, 비”… 속타는 두산 “오∼ 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4차전 비로 순연… 승부 변수 될까

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그라운드에 덮어 놓은 방수포 위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다. 이날 열릴 예정이던 두산과 SK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은 오전부터 내린 비 때문에 오후 4시에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우천 순연 경기가 나온 것은 이번이 8번째(포스트시즌은 18번째)다. 취소된 경기는 9일 오후 6시 반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인천=뉴스1
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그라운드에 덮어 놓은 방수포 위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다. 이날 열릴 예정이던 두산과 SK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은 오전부터 내린 비 때문에 오후 4시에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우천 순연 경기가 나온 것은 이번이 8번째(포스트시즌은 18번째)다. 취소된 경기는 9일 오후 6시 반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인천=뉴스1
누구를 위해 비가 내렸을까.

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두산-SK의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4차전이 비로 인해 순연됐다. 오전부터 날씨와 경기장 상태를 관찰했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 오후 4시경 우천 취소 결정을 내렸다. 한국시리즈 역대 8번째 우천 취소다. 전날 오후 11시부터 인천에 떨어지기 시작한 빗방울은 이날도 내내 그치지 않았다.

4차전은 9일 같은 장소에서 오후 6시 반부터 열린다. 5∼7차전 또한 하루씩 연기된다. 4차전 티켓을 예매한 관중은 별도의 변경 절차 없이 9일 경기장 입장이 가능하다.

전날 로맥, 이재원의 홈런포 세 방을 앞세워 두산을 ‘녹다운’시킨 SK로서는 다소 아쉬운 비다. 토종 에이스 김광현을 앞세워 전날 기세를 이어가려 했으나 제동이 걸렸다. 올 시즌 부상에서 돌아온 김광현은 두산을 상대로 4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1.99로 강했다. SK행복드림구장에서 9월 8일 한 차례 패전을 떠안았지만 6과 3분의 2이닝 1자책(2실점)을 기록했을 정도로 내용은 좋았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휴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우천 취소가) 우리에게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휴식이 도움 될 만한 선수로 3차전에서 1과 3분의 2이닝 무실점(투구수 35개)을 기록한 필승조 김태훈 정도를 꼽았을 뿐이다. 힐만 감독은 9일에도 김광현을 선발로 내세우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비해 1승 2패로 궁지에 몰렸던 두산에는 반가운 비다. 전날 경기 직전 4번 타자 김재환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패배까지 당한 두산은 재정비할 시간을 벌었다. 두산은 8일 선발로 예고한 신예 이영하 대신 에이스 린드블럼으로 선발을 변경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 등판했던 린드블럼은 6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했으나 한동민, 박정권에게 홈런을 맞는 등 5실점을 하고 패전을 떠안았다. 가을야구 선발 경험이 없는 이영하보다 올 시즌 15승을 거둔 에이스 카드로 배수진을 쳤다. 만약 김광현-이영하 카드로 경기가 열려 패했다면 1승 3패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할 수 있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비가 양 팀의 운명을 바꾼 대표적인 경기는 1984년 롯데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7차전을 꼽을 수 있다. ‘최동원 시리즈’로 회자되는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롯데 에이스 최동원은 1, 3, 5, 6차전에 등판해 3승 1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7차전 당일 비가 내리는 바람에 최동원은 하루를 쉰 뒤 7차전 선발로 등판해 완투승을 거둘 수 있었다. 최동원은 전무후무한 단일 한국시리즈 4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두산도 한국시리즈 우천 취소의 좋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2001년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오른 두산은 체력의 한계를 느끼며 삼성과의 1차전에서 패했다. 2차전을 앞두고 비가 내려 두산은 휴식을 가졌는데, 이 덕분에 2∼4차전에서 3연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그해 두산은 4승 2패로 정상에 올랐다.

SK도 좋은 기억이 있다. 두산을 상대한 2009년 플레이오프와, 롯데와 벌인 2011년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두 번이나 비 덕분에 뒤지던 경기가 ‘노게임’ 선언됐다. SK는 이후 두 차례 모두 이겨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힐만 감독은 “여러 상황에 대한 대비는 된 상태다. 코치들과 상의해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김배중 wanted@donga.com / 이헌재 기자
#프로야구#한국시리즈#sk#두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