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뛰어넘은 고난도 묘기… 예술 그 자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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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태양의 서커스’ 신작 쿠자

화려한 무대와 음악에 시선을 뗄 수 없는 퍼포먼스가 이어지는 태양의 서커스 ‘쿠자’. 태양의 서커스 제공
화려한 무대와 음악에 시선을 뗄 수 없는 퍼포먼스가 이어지는 태양의 서커스 ‘쿠자’. 태양의 서커스 제공
사양의 길을 걷고 있던 서커스란 장르를 화려하고 현란한 최신의 무대 예술로 탈바꿈시킨 ‘태양의 서커스’. 이 작품의 저력은 3년 만에 국내에서 새롭게 선보인 공연 ‘쿠자’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재치 넘치는 연극적 구성, 화려한 무대 의상, 수준급의 라이브 음악과 연출 등 모든 것이 환상의 세계 속으로 편입된 것처럼 세련됐다. 하지만 뭣보다 인상적인 건 역시나 아티스트들의 놀라운 묘기들이다.

7.6m 상공 외줄에서 4명이 동시에 자전거를 타는 ‘더블 하이 와이어’는 손에 땀을 쥐게 했다. 360도로 회전하는 거대한 바퀴 두 개를 중심으로 활공하듯이 박력 넘치는 퍼포먼스를 펼치는 ‘휠 오브 데스’도 거센 함성을 끌어냈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배우들의 고난도 묘기는 흥미로운 구경거리를 넘어서 예술적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다.

태양의 서커스 전용 극장인 ‘빅탑(빅톱) 시어터’의 무대는 270도로 개방된 시야를 제공하는 원형 관람석 형태를 갖추고 있다. 낮고 넓게 퍼진 관람석은 뜨거운 열기, 기묘하고 환상적인 묘기를 즐기기에 최적화된 형태로 즐거움을 더해줬다.

모든 관객이 한마음으로 관람했던 아슬아슬한 묘기가 끝나고 무대가 교체될 때마다 공연 시작 전부터 바람잡이 역할을 했던 배우들이 등장해 분위기를 띄워준다. 관람만 하는 공연이 아니라 객석 사이를 구석구석 비집고 들어와 휘저어놓는 배우들 덕분에 공연장 전체가 무대가 되고 관객들 역시 일부가 된다.

다가오는 연말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찾고 있다면 명불허전. 시선을 뗄 수 없었던 공연 하이라이트에 비해 다소 서정적인 마무리는 ‘마지막 또 한 방’을 내심 기대하던 관객에겐 살짝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다.

12월 30일까지.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빅탑시어터. 7만∼26만 원. ★★★☆(★ 5개 만점)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태양의 서커스#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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