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가을잠’, 하루 만에 깼다… 두산, SK 7-3 누르고 반격 첫승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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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패배에도 동요없는 분위기서 후랭코프 7회 2사까지 3실점 쾌투
마무리 함덕주도 깔끔한 세이브
정수빈 발로 만든 선취타점 뒤 타선도 시즌 최강 위용 되찾아

“첫 경기에서 졌지만 괜찮아요. 한국시리즈는 4번 먼저 이기는 팀이 우승하잖아요. 3번 져도 4번 이기면 돼요.”

SK-두산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2차전이 열린 5일 서울 잠실구장. 경기 전 타격 훈련을 마친 두산 외야수 정수빈은 평소와 다름없는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하루 전인 4일 열린 1차전에서 두산은 에이스 린드블럼을 선발로 올리고도 3-7로 졌다. 7안타와 9볼넷으로 3점밖에 얻지 못했을 정도로 경기 내용이 나빴다.

하지만 올해로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 선수들은 좀처럼 동요하지 않았다. 경기 전 훈련 때 선수들은 웃으며 농담을 주고받았다.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 때 최우수선수(MVP)였던 정수빈은 “한두 번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게 아니지 않나. 경험 많은 우리 선수들은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는 법을 안다”며 “2015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첫 경기를 진 뒤 내리 4경기를 이겼다”고 말했다.

그 말 그대로였다. 1차전 때 경기 감각 회복에 애를 먹었던 두산 선수들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그 모습으로 돌아왔다. 두산은 선발 투수 후랭코프의 호투와 2점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한 최주환 등을 앞세워 SK를 7-3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맞췄다.

두산은 3회말 정수빈의 빠른 발을 앞세워 선취점을 얻은 게 컸다. 1사 1,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정수빈의 땅볼 타구는 유격수 김성현의 정면으로 향했다. 타구 속도가 빨라 병살타로 연결되는 듯했다. 하지만 정수빈의 발이 공보다 먼저 1루를 밟았다. 그사이 3루 주자 오재일이 소중한 첫 득점을 올렸다. 1차전처럼 선취점을 뽑지 못했다면 두산 선수들은 쫓기면서 초조하게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지만 무난히 첫 점수를 뽑으며 한결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4회말에는 양의지의 적시타와 최주환의 2점 홈런으로 스코어를 4-0으로 벌렸다.

7회초 3루수 허경민의 실책이 빌미가 돼 4-3으로 쫓겼지만 8회말 양의지와 최주환의 적시타 등으로 3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마운드에서는 올해 KBO리그 최다승 투수 후랭코프의 호투가 빛났다. 정규시즌에서 18승(3패)을 거둔 후랭코프는 최고 시속 150km의 빠른 공과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SK 타선을 6과 3분의 2이닝 5안타 2볼넷 3실점(1자책)으로 틀어막았다. 정규시즌 한 경기 최다 삼진이 9개였던 그는 이날 10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경기 최우수선수(MVP)도 그에게 돌아갔다.

4-3으로 앞선 8회초 2사 1루에서 등판한 두산 마무리 투수 함덕주는 1과 3분의 1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자신의 생애 첫 한국시리즈 세이브를 수확했다.

양 팀의 3차전은 7일 오후 6시 반 인천 SK행복드림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열린다. 두산 이용찬, SK 켈리가 선발로 나선다.

이헌재 uni@donga.com·김배중 기자
#한국시리즈#두산 베어스#sk 와이번스#최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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