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신약기술 수출… 상업화땐 1조4050억 수익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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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치료 후보물질… 얀센과 계약
국내사 단일 항암 신약 최대 금액

유한양행이 글로벌 제약회사인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에 자사가 개발한 폐암 치료 신약후보물질을 기술수출 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상업화에 성공하면 유한양행은 총 12억5500만 달러(약 1조4050억 원)를 받게 된다. 국내 제약사의 단일 항암 신약 물질로는 최대 금액이다.

유한양행은 한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인 얀센 바이오테크가 폐암 치료 신약후보물질인 ‘레이저티닙’에 대해 독점적 권리를 가지는 내용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한국에서의 권리는 유한양행이 가진다.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과 미국의 제약회사 젠오스코가 개발 중인 비소세포폐암 치료 후보물질이다. 폐암 환자의 85%가량이 걸리는 비소세포폐암은 폐의 기관지 등에 발생하는 암이다. 레이저티닙은 암세포만 골라 파괴하는 표적항암제라는 점에서 기존 치료제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3조 원가량으로 앞으로 더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이번 수출 계약에 따라 우선 계약금으로 5000만 달러(약 560억 원)를 지급받는다. 여기에 3상 임상시험을 거쳐 최종 상업화까지 이뤄지면 총 12억500만 달러(약 1조3490억 원)를 추가로 받는다. 지급받는 돈의 40%는 공동개발사 젠오스코 등이 가져간다. 빠르면 2021년경 상업화에 성공할 가능성도 있지만 임상시험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현 시점에서 상업화 시기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제약업계의 시각이다.

제약업계는 유한양행이 독자적으로 치료제를 개발하지 않고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을 수출한 건 안정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의약품 후보물질이 임상 1상부터 최종 제품 승인까지 성공할 확률은 9.6%다. 글로벌 임상 3상에만 최소 700억∼1000억 원가량의 돈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한양행은 이날 주식시장이 열리자마자 주가가 치솟아 상한가인 5만3000원(29.78%) 오른 23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유한양행#신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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