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편의점 로또 명당 사라진다… “GS25 CU 씨스페이스 법인 로또 판매권 회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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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
취약계층에 판매 수익권 주기로… 개인이 판매권 딴 곳은 현행 유지

경남 양산시의 한 GS25 편의점 외벽엔 로또 1등 당첨자 수와 당첨금액이 적힌 커다란 현수막이 붙어 있다. 이 매장은 로또 1등만 11건을 배출해 로또 ‘명당’으로 불린다. 1등 누적 배출 건수로 전국 약 7000개의 로또 판매점 중 5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서울 영등포구 CU(1등 7건), 대전 서구 GS25(1등 5건) 등도 편의점 로또 명당으로 꼽히며 고객이 줄을 잇는다.

이르면 내년부터 이 매장들을 포함해 GS25, CU, 씨스페이스 등 3개 편의점에서 로또 구입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올해 말 대형 유통사인 편의점 법인이 가진 로또 판매권을 회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12월 말 편의점 법인과 로또 판매권을 재계약할 때 판매권을 회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편의점의 로또 판매는 매년 정부와 판매업체가 계약 갱신을 통해 연장하는데 올 계약부터 연장을 중단키로 한 것이다.

전국의 로또 판매점은 총 6909곳으로 이 중 편의점 법인은 604곳(8.7%)이다. 로또 판매는 복권법에 따라 장애인 기초수급자 한부모가정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5개 부문에 해당되는 사업자만 할 수 있다. 하지만 2002년 정부가 처음 로또를 도입했을 때 판매를 원하는 점포가 예상 수준을 밑돌자 편의점 법인에도 판매권을 줬고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정부는 사회 취약계층에 돌아가야 할 로또 판매 수수료를 편의점 법인이 가져가고 있다고 본다. 이에 따라 법인 판매권을 회수해 사회 취약계층에 재분배하려는 것이다.

다만 개인이 정부로부터 로또 판매권을 따내 복권방 등을 운영하다 편의점주가 된 매장은 GS25, CU, 씨스페이스 편의점이라 해도 계속 로또를 팔 수 있다. 편의점 3사 중 개인이 로또 판매권을 가진 업체는 735곳이다.

정부는 판매권을 한 번에 다 회수할지 단계적으로 회수할지 고심 중이다. 편의점 본사가 가진 로또 판매권을 회수하는 방식이지만 자영업자인 편의점주가 매출 감소로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로또 한 장(1000원)을 팔면 편의점이 얻는 수익은 50원. 이를 본사와의 계약에 따라 본사와 편의점주가 6 대 4, 5 대 5로 나눠 갖는다. 정부가 로또 판매권을 취소하려는 604개 편의점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은 약 120억 원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편의점 자영업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판매권을 회수해 나갈 것”이라며 “다만 몇 년씩 장기적으로 끌진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로또 수수료가 수익에서 큰 부분은 아니지만 로또 고객들이 음료수 등 다른 상품을 사게 하는 효과가 있다”며 판매권이 없어지면 고객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로또#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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